60주년 때문에 학교 발전 기금도 걷고 어쩌고 하는 와중에 카톡에 고등학교 동기방이 생겼다.
초대를 받아 들어가니까 낯익은 이름들이 반가워하면서 추억들이 오가는... 그야말로 동창회 분위기.
그런데 거기다 대고 나 000야~ 오랜만이다, 잘 지내지? 라는 인사말을 못 쓰겠다.
자의 반 타의 반이긴 하지만 어쨌든 내가 선택해서 떠나온 길이고 솔직히 그 길을 계속 갔다고 해도 지금보다 나을 거라는 보장이 전혀 없다.
또 엄청나게 잘 나가는 건 아니지만 지금 내가 사는 바닥에서 못 나간다고 할 수준은 아님에도 뭐랄까... 괜히 실패자가 된 느낌?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은 전혀 없다고 믿었는데 완전히 그런 건 아닌 모양이다.
시간이 좀 지나면 잊혀지겠지만 여하튼 기분이 좀 묘했다.
어쨌든 발전기금은 냈으니 졸업생으로서 의무는 다 했음~
주말 내내 바쁘다.
정신 차리고 마감이나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