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잡설

아픈 손가락

by choco 2013. 6. 12.

우리 할머니에게 가장 아픈 손가락이 자식이었고 내 어머니에게 가장 아픈 손가락이었던 동생. 내게는 외삼촌.

 

자식 많은 집에는 어느 집에나 한 분쯤은 있는 그런 분.

그나마 온전하게 생활을 하던 시절 첫 조카인 나를 그의 나름으로는 무지하게 예뻐했던 기억 때문에 나는 그때 형성된 좋은 감정을 간직하고 있지만 나를 제외한 다른 동생들에겐 피하고 싶었던 분.

 

아들 하나를 남기고 일찍 떠나셨는데 할머니 손에서 자라던 얘도 중간중간 방황을 하다가 그래도 정신 차리고 열심히 직장 생활을 하면서 살고 있다.

 

예전엔 정말 총기가 넘치다 못해 무서울 정도셨던 할머니도 예전 같지 않고 이제는 걔가 보호를 해드려야할 대상이니... 내게 가끔 이런저런 상의를 해왔다.

 

짬밥이 벼슬이라고 사회생활 경험이 훨씬 더 많으니 일반적인 조언들은 해줬고, 특히 적금이며 예금 굴리기, 꼭 필요한 실비보험 등등 일확천금과 전혀 상관이 없는 소심한 서민의 재테크 얘기도 했었다.

 

그런데... 걔가 자기가 든 보험 수혜자로 나를 올려놓은 걸 보험 설계사를 통해서 오늘 알게 됐다.

그 얘기를 듣는 순간 왜 그렇게 마음이 아픈지.

 

얘는 정말 부모도 없고 형제도 없구나. ㅜ.ㅜ

 

정신도 차리고 착실하게 돈 모으면서 미래 설계를 하는 만큼 빨리 좋은 사람과 함께 가정을 꾸려서 수혜자를 자기 아내나 아이들로 바꾸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