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8월이 끝난 건 아니지만 거의 끝나가는 시점에서 8월을 돌아보자면 다사다난이라는 한 단어로 정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모두들 곰곰히 돌아보면 사건사고가 없었던 달은 하나도 없지만 8월은 정말 스펙타클 그 자체였다.
소소한 건 다 제쳐놓고 대형 사고만 언급을 하자면... 출장을 나흘 남겨놓고 여권이 사라졌었다. -_-;
분명히 일요일까지 있었는데 짐 싸려고 하는데 여권이 보이지 않음. 2박3일만에 여권이 나오는 한국의 기적이 아니라면 욕을 바가지로 먹고 가지도 못 했을 텐데 우리나라 좋은 나라를 외치면서 수요일에 여권 신청해서 금요일 오후에 받았다. 아주 가끔 늦어지는 수도 있다고 하는데 토요일 출발이라 그러면 못 가는 거라 금요일에 여권 받는 순간까지 정말 피가 말랐다.
8월에 포스팅이 없었던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였음. ^^; 여권을 찾느라 진 빠지고 만들고 기다리느라 다시 진 빠지고 그리고 다녀오니 역시나 burn out. 주민등록증, 학생증, 운전면허증 포함해서 처음 잃어버린 신분증인데... 5년 안에 또 잃어버리면 그때는 경찰 조사 받고 새로 발급받아야 한다고 여권과에서 겁을 팍팍 주더라. 우리 모두 여권은 목숨 걸고 지킵시다~
파란만장하긴 했지만 어쨌든 그 사건은 해피엔딩으로 끝나고 돌아와 지난 주에는 뽀양의 정기 검진을 하러 병원에 갔다. 신사임당을 탈탈 털어 넣으면서 각종 검사를 하고 귀청소도 하고 왔는데 애가 좀 이상하다. 뭔가 멍하니 컨디션이 아닌 느낌? 아침 굶고 2시간 가까이 검사를 당하면 인간도 지치는 법이니 그날은 그러려니 했는데 하루하루 지날수록 소리를 잘 못 듣는 것 같다는 느낌이 확신으로 변한다.
얘가 빠릿빠릿 말을 잘 듣는 애면 진작 알아챘겠지만 이 늙은 개는 평소에도 자기가 듣고 싶은 소리만 필터링해서 듣기 싫은 소리는 '난 아무 것도 안 들려요~'를 시전하는 멍멍이라 판단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금요일에 동생이랑 각종 테스트를 해보고 최종 결론을 내린 뒤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고 다른 병원에 데리고 갔다.
만약 영영 못 듣는 거면 미국에서 보청기 주문하자는 각오까지 다지고 갔는데... 오른쪽 고막엔 구멍이 나있고 왼쪽도 염증이 심한 상태. 꽤 오랫동안 진행이 되어오던 건데 진단이 되지 않았고, 귀청소를 위해 넣은 이어클리너가 중이까지 들어가는 바람에 안 들렸던 거라고 한다. 여차저차 많은 이유와 문제들이 겹치진 했지만 치료 가능한 거라는 거에 가슴에 얹힌 바위덩어리를 내려놓았다.
석션과 치료를 마친 뽀양은 자기도 귀가 잘 들리는 게 좋았던지 그날은 엄청 말 잘 듣더니만 하루만에 다시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개로 복귀. -_-+++ 주인들에게 남은 건 그날 검사비와 치료비, 약값, 더불어 앞으로 한달 간 이틀에 한번씩 병원에 모시고(?) 가서 치료 받고 병원비를 토해야 하는 의무만 남았다.
다행히 부친이 반을 대주셔서 궁핍은 면하긴 하겠으나... 8월 현재 이놈의 개한테 들어간 병원비를 보면... ㅜ.ㅜ
몇가지 더 있지만 갑자기 쓸 기력이 사라짐.
일이나 하자.
다음달 카드비 폭발 예정임. 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