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지금도 일해야 하지만 때려 죽여도 못하겠다. 머릿속이 완전 공황 상태. -_-;;; 하루종일 쫄쫄 굶고 들어와 찬밥 볶아 먹고 후식으로 마신 홍차이다.
얼마 전 실론 오렌지 페코 교환할 때 딸려온 시음티.
포트넘&메이슨 비터 오렌지
찻잎 중간중간 말린 오렌지 껍질로 보이는 것들이 듬성듬성 들어있다. 찻잎 자체에서도 별반 오렌지 향이 강하지 않았고 우려서도 아주 은은하고 약하다. 그런데 내겐 오히려 그게 더 마음에 들었음. 가향차라기 보다는 잘 숙성되어 오렌지 향기가 살짝 감도는 클래식 티를 마시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설탕이 시럽 같은 걸 전혀 가미하지 않았는데 혀끝에 닿을 때 살짝 단맛이 돌아서 조금 놀랐다. 그러나 불쾌하지 않은 가벼운 달콤함이라 기분이 좋았음. 요란하지 않은 영국 홍차 특유의 맛과 향을 보여준다고 해야하나?
찻잎도 좀 굵직한 편인데 역시 우리는 시간도 넉넉히 잡는 게 좋을 것 같다. 2-3분 정도 우린 첫잔은 색깔도 연한 오렌지 색을 띤 담홍색. 한참을 느긋하게 즐기고 마지막 잔이 되어서야 진한 홍찻빛의 수색을 띈다.
일본 홍차 스타일의 좀 요란한 과일향과 맛을 선호하는 사람은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내 입맛에는 딱이었음~ 그러나 오렌지향 홍차를 크게 즐기지도 않고 또 위타드의 오렌지 블로섬이 남아있는 관계로 구입 의사는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