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 모 작가의 책 제목과 좀 유사한듯 하지만... 이보다 적절할 수는 없으니 일단 go~
탱자탱자 잘 놀던 몸이 갑자기 몰아닥친 4/4분기에 맞춰 돌아가려니 무리가 왔나보다.
화요일에 밤샘까진 아니고 중간중간 깨다 자다 하면서 마감하고 수요일엔 아침에 뽀삐 병원 데려갔다와서 지방 갔다오고 했더니 몸살이 제대로 나버렸다.
목요일에는 요리, 오늘은 원데이 클라스 신청해놓은 꽃꽂이도 다 포기하고 내내 침대에서 붙박이로 있다가 오후 늦게야 겨우 정신을 차리고 잠깐 나갔다 왔더니 이놈의 개XX가 대박 사고를 쳐놨다.
바닥에 먹던 초코 쿠키 봉지를 내려놨던 모양인데 그걸 열어서 홀라당 다 해드셨음. -_-+++ 뚜껑도 나름 잘 닫아놨구만 먹고프다는 집념은 모든 걸 가능하게 만드는지 그걸 찢어서 열고 먹은 모양. 집에 오자마자 바닥에 함부러 뒀다가 부친에게 한소리 들었다.
예전 같으면 먹고 탈 났을까봐 놀랐겠지만 뽀삐의 위는 초콜릿 쿠키 정도는 아무 문제없이 소화시킨다는 걸 이미 잘 아는 고로 엉덩이를 철석철석 때려주고 저녁도 굶기는 형벌을 내렸음.
근데 다른 때같으면 밥 내놓으라고 난리를 칠 텐데 지은 죄가 막중하다는 걸 아는지 조용히 바닥에서 맴돌다가 사라지는 뽀양. 그리고 저녁 먹은 뒤 내가 문을 닫아놓은 방 앞에서 문을 열어달라고 하고 있는데 평소 같으면 문을 뻥뻥 걷어차는 기세로 열 때까지 '빨리 열어줘!!!' 벅벅거릴 텐데 오늘은 아주 소심하고 "문 좀 열어주세요~"를 몇번 하다가 사라지기를 반복 중이다. 더 혼내줘야 하는데 웃겨서 지금 미치겠네. ㅎㅎ;
저런 걸 보면 정말 개도 양심이 있는 것은 확실함.
그나저나 개한테도 있는 저 양심과 염치라는 걸 장착하지 못한 인간들이 위로 갈수록 많다는 게 대한민국의 비극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