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내용과 별 상관없는 단상부터 한마디 하자면 "역시 돈이 있으니 남의 문화까지 탐구할 기력이 있구나." 세계적인 히타히트 학자가 일본 사람이고 또 이집트 학에도 소위 권위자들이 포진한 일본을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 책의 저자가 일본인인 것을 보고 그 감정이 또 떠올랐다.
그러나 내용으로 들어가면서는 그 부러움이 진정 국면으로. ^^ 조그만 하드 커버라 보기도 좋고 휴대성, 가독성도 좋은 재미있는 리포트다. 하지만 내용을 놓고 봤을 때는 감탄이 나오는 새로움도, 깊이도 없다.
이렇게 요약을 해놓으니 상당히 별로인 것처럼 보이는데 그 정도는 아니다. 아마 내가 이 책을 읽기 이전에 마녀 사냥에 관한 몇권의 책을 집중적으로 읽어놓지 않았다면 좀 더 몰입하고 감동을 했을지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반복되는 내용은 -더구나 시각까지- 아무래도 식상함을 주는 것 같다.
성녀로 요약된 부분은 내가 잘 몰랐던 분야라서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그냥 뜻모를 용어로만 알고있던 베긴이라던가 하는 단어들의 정확한 의미를 알게 된 것도 좋았고 또 각 세기별로 여성의 지위 변화에 대한 고찰과 그 사회적 배경을 짚어 나가는 것도 재미있었다.
나중에 뭔가 써먹을 덩어리는 얻는단 목적은 이루지 못하고 전혀 관계없는 조르쥬 뒤비의 12세기의 여인들이던가? 라는 책을 사서 봐야겠다는 결심만 굳혔다. 이놈의 책이란 것들은 정말 꼬리에 꼬리를 문다. 요즘 내 공부방을 보면 책이 새끼를 치는 것 같음. 등 뒤에 놓은 마지막 책장마저 차버리면 누구의 비아냥거림마따나 책을 공중에 매다는 방법도 연구를 해봐야 할 것 같다. --;;;
책/인문(국외)
마녀와 성녀 - 마성과 성성을 키워드로 한 중근세 유럽 여성사
아케가미 슈운이치 | 창해 | 20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