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4월을 기대했지만 늘 그렇듯 스펙타클로 월초부터 정신이 확 나가는 일들이 몇개 있었다.
1. 가장 멘붕은 10년 넘게 오시던 도우미 아주머니 관두신 것. ㅜ.ㅜ
이건 나 혼자 뿐 아니라 뽀양을 포함한 온 가족의 멘붕.
정말 오랜만에 식기세척기 돌리는데 작동법을 몰라서 한참 헤매고 생쇼를 했다.
옷을 벗어놓으면 빨래가 되고 개켜져서 서랍으로 들어가있던 시절은 이제 끝난듯.
그동안은 아주머니 오시는 날 뽀삐 맡겨놓고 돌아다녔는데 이제는 도우미 오는 날은 꼼짝없이 집에서 대기해야 함.
얼마나 그분에게 의존하면서 살았는지 제대로 실감하고 있다.
오늘 새 아주머니가 오셨는데 예전 아주머니 오시는 시간에 문소리가 나자 신나서 달려나가던 뽀삐의 '이 사람이 아닌데?'하는 황당+망연자실한 표정을 보면서 웃펐다. ㅎㅎ
참 좋은 아주머니셨는데... 건강하시길.
이분이든 아니면 또 다른 분이든 좋은 분과 만나서 또 오래 적응할 수 있으면 좋겠다.
2. 대대적으로 시작했으나 적당히 꾸물거리고 있는 옷장 정리.
여기저기 쑤셔박아놨던 스타킹이며 레깅스, 타이즈들이 정말 끝도 없이 나온다. ^^;
많이 산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없나 했더니 무덤처럼 파묻혀 있었음.
예전에 유행할 때 샀던 알록달록 온갖 색상의 컬러스타킹이며 반짝이, 무늬, 레이스, 그물 스타킹들을 보면서.... 예쁘기는 하지만 다시 소화하기엔 이제 내가 좀 연로하다는 사실에 쫌 슬프기도 하고 그렇네.
사촌동생 오면 주려고 많이 튀는 건 빼놓고 비교적 덜 튀는 건 더 늙기 전에 시도해보려고 모아놨다.
레깅스도 반짝이는 기억하는데... 나한테 노란색 레깅스가 있었다는 사실에 살짝 놀라고 있음.
언제 샀냐? ㅎㅎ
3. 작년 요맘 때 시작하고 여름에 끝낸 일인데 사람 우습게 보는 감독이 내 결제만 쏙 빼놔서 무지 속썩이던 거 정말 진상을 떨어 어제 드디어 받았다.
그것도 거기에 돈 결제된 거 있다는 주변의 내부 정보를 듣고 닥달을 했기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또 질질 끌고 사람 진 뺐을 텐데 그나마 다행.
여기랑 이제 정말로 안녕~
이 바닥에서 오래 알고 친하게 지내면서 인간에게 실망하지 않는 건 서로 같이 일을 안 하고 그저 친분 관계로만 남았을 때만 가능한 것 같다.
오래 거래하면서 좀 친하다 싶은 사람들은 꼭 이렇게 학을 떼면서 결별을 하게 되는듯.
양심이 있으면 두번 다시 내게 연락하지 말기를.
4. 이제 화력을 모아서 다른 곳을 닥달해야겠다.
돈 받을 걱정 안 하고 일 좀 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