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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로비츠가 치는 라흐마니노프 피협 3번

by choco 2014. 5. 7.


열심히 일상에 몰두하면서 우울함에서 벗어나려고 노력을 하다보니 음악을 자꾸 찾아듣게 된다.


들을 꺼리를 찾아 방황하다가 찾아낸 유투브.


이미 사라져간 존재에 대한 미련이거나 편견일 수 있겠지만...  요즘 펄펄 날아다니는 랑랑 등등 피아니스트보다 내가 어릴 때 전성기를 누리다 이미 떠난 피아니스트들의 연주가 내 취향에 참 맞는듯.


음악 하나에만 미쳐서 갈고 닦은 천재들도 의미가 있지만 난 20세기에 거의 멸종한, 다방면의 교양이 몸에 익고 그것이 농익어 자기 분야에 묻어나오는 르네상스적인 천재들을 많이 동경하는 것 같다.


아무리 평온해 보여도 사연 하나 없는 사람이 어디 없겠느냐마는...  냉정 시대를 살았던 예술가들이 부딪쳐야했던 디아스포라며 그 드라마틱한 부침과 감정은 고국과 제 2, 제3의 조국을 자유롭게 오가는 키신 같은 냉전 시대 이후 예술가들은 제대로 이해할 수 없겠지.

물론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도 이해 못 하는 건 마찬가지겠지만. 


연습하는 걸 엄청 싫어했다는 (그래도 열심히 하기는 했음) 이 호로비츠 할아버지의 연주는 언제 들어도 참 좋다.

라흐마니노프의 러시아적인 드라마틱함은 이 할아버지만큼 제대로 맛을 내는 분이 없는 것 같음.


고등학교 2학년 때 피아노과 1등으로 졸업 협연하는 선배가 이 라흐마니노프 3번을 쳤었다.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반주를 하면서 홀딱 빠졌던 곡인데 수십년이 지나도 여전히 좋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