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영|생각의나무|2014.2.22?~5.2
어째 요즘은 미장원에 갈 때만 책을 읽는 것 같다. 미장원에서 시작해서 미장원에서 마친 책. ^^;
반값 세일할 때 질러놓은 책인 것 같은데 하드커버에 두껍고 크다보니 오랫동안 책장에 꽂혀있다가 미장원 갈 때 간택되어서 2월에 2/3 정도 읽고 지난 주 금요일에 마저 다 읽고 왔다.
내용은 제목 딱 그~대~로 세금에 대한 이야기. 고대 이집트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의 세금에 대한 훑어보기로 대단한 깊이는 없지만 적당한 재미와 지식을 얻고 싶은 나같은 비전문가에게는 꽤 읽을만한 내용들이 담겨있다.
하지만 수많은 인문서적들이 그렇듯이 어떤 주제에 대한 정리는 필연적으로 저자의 사상이 근간에 깔리고 그 시각이 가미될 수밖에 없는데 그런 면에서 나같은 자유주의적 사민주의자에게는 중간중간 살짝 거슬리는 부분들이 있다. 내용의 깔끔함을 저해할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각 챕터의 결론을 내리는 부분이나 중간중간 설명하는 부분에서 굉장히 친기업적이고 한국의 대기업과 현 여당이 거의 성서처럼 신봉하는 -그러나 단 한번도 실제로 증명되지는 않은- 크리클 다운 이론이 곳곳에서 보여진다.
사실 내내 뭔가 갸우뚱하면서 읽긴 했지만 기연가미연가였는데 '아하!' 하고 확신을 갖게한 것은 저자의 맺음말에서다. 일부를 옮겨오자면 다음과 같다.
'문제는 현재 한국 기업의 처한 상호아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데 있다. 저임금의 매력도 사라졌고 악명 높은 전투적 노조와 태도가 불확실한 정부의 비협조라는 삼중고만이 남아있다. 이 시점에서 정부 관리들은 어떻게 하면 기업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 여기에 이어진 '관리는 스스로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 하고 기업과 개인이 내는 세금으로 대가를 받는 사람들이므로 언제나 봉사한다는 자세로 일해야 한다'는 부분에는 절대 공감.
세계화며 신자유주의며 하는 장미빛 이론들이 위세를 떨치던 2005년에 나왔고 상당히 친기업적인 입장을 가진 학자가 쓴 책이라는 걸 감안하고 읽으면 되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