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정말 미쳐 돌아가는구나를 느끼는 요즘.
뭔가 제어판을 상실하고 그냥 위에서 모는대로 절벽으로 향해 달려가는 쥐떼 같다는 생각이 부쩍 드는 게...
1. 며칠 전 타칭 종북(?) 콘서트라는 곳에 황산 사제폭탄을 뿌린 일베 고딩.
뒷짐 지고 앉아서 손에 피 안 묻히고 다른 인간을 선동해 도구로 소모하는 종자들을 극단적으로 혐오하는데 -그래서 NL 계열도 무지 싫어했음- 요즘 곳곳에서 그런 종자들에게 이용당하는 멍청한-이제는 안 불쌍하다- 인간들을 보면서 기도 안 찼는데 이제는 정말 선을 넘기 시작하는구나.
증오와 똘끼를 불어넣어 애를 그렇게 몰아간 인간들이야 통쾌하네, 의거네 어쩌네 하고 있지만 그 애 미래를 책임지는 건 고사하고 재판 과정에서 걔한테 실질적인 도움 줄 인간도 하나 없을 테고 걔도 지금은 잠시 잠깐 우쭐하겠지만 냉정하게 얘기해서 앞으로 걔의 인생은 끝났다고 봐야하는 거 아닌가. 황산 뿌렸다는 꼬리표는 일평생을 따라다니며 곳곳에서 발목을 잡을 텐데... 자업자득이긴 하지만 앞으로 뭐 해서 먹고 살려나.
일베에서 역사를 배워 천지분간 못 하는 그 애의 인생이 불쌍하고 그런 자식을 둔 부모와 가족이 정말 안 됐다는 동정심은 품고 있긴 하지만 막상 그 애와 밑에 두고 뭔가를 하면서 인간을 만들어 보라던가 걔랑 직접 엮여서 친하게 지내라던가 하면 나도 사양이고 내 주변인이라면 원수가 아닌 이상 말린다. 언제 휙 돌아서 나한테 황산을 뿌릴지 모르는 인간을 가까이 둔다는 건 성인의 반열에 오르지 않는 한 불가능.
각 스펙트럼 끝에 있는 쓰레기인 그들은 스스로를 어떻게 평가할지 모르겠으나 히틀러가 스탈린을 욕하고 스탈린하고 히틀러하고 머리끄뎅이 잡고 싸우는 꼴인데 최소한 한국에서 스탈린은 조용히 찌그러져나 있는데 히틀러는 너무나 시끄럽구나. 방폐물들은 처리장 깊숙이에 처박혀있어주는 게 그나마 사회에 도움이 되는 것이로구만 왜 그렇게 못 튀어나와 안달들인지.
서북청년단이라고 설치는 그 동남중년단을 포함해서 저런 애들을 보면 정말 사람이 책을 안 읽고 웹질만 하면 어떻게 되는지 산 증거라고 하겠음. 반면교사하며 열심히 책을 읽고 최소한 내 조카들은 저런 늙고젊은 히틀러 유겐트가 되지 않도록 책 많이 사줘야겠다.
2. 토막살인범 얼굴 공개를 보면서도 참 뭐랄까... 설명할 수 없는 찝찝함.
분명히 지탄받을 죄이고 엄벌에 처해 마땅한 사안이지만 이런 식으로 증오라는 감정을 부추기고 그걸 위해 원칙을 어기기 시작한다면 결국 그 화살은 내게 올 수 있다는 걸 모르는 걸까?
경찰이며 검찰이 언제부터 그렇게 국민여론에 민감하고 국민들의 의견을 잘 들었다고. 정말 중요한 건 들은 척도 안 하고 지맘대로 하면서 이런 건 기가 막히게 말을 듣는 척을 하는구나.
대형 스크린에 적의 얼굴을 틀어놓고 모두 욕하고 난리치는 증오의 시간을 갖는 1984년의 한 장면이 갑자기 떠오르네. 웹이나 SNS에서 일하는 정직원과 알바들이야 자기 밥벌이니 그래야하겠지만 최소한 생각이라는 걸 하는 인간이라면 이건 뭔가 정상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아야 하지 않나?
요즘은 뉴스를 봐도 딕션이 아니라 행간을 자꾸 찾게 됨. 5공 때 그랬었다더니 이 나이에 이게 무슨 꼴인지.
국민/ 참여정부 10년은 4.19 직후 5.16 쿠데타 직전 때까지처럼 인디언 섬머였나보다.
이외에도 씁쓸한 것들이 더 있긴 했지만 쓰려니 스트래스가 팍팍 밀려온다.
그냥 이 정도에서 멈추겠음.
윈스턴도 끝끝내 좌절했지만 그래도 생각할 수 있을 때까지는 생각해야지.
쥐떼가 아니라 인간이려면 최소한 그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