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잡설

시간의 힘

by choco 2015. 3. 3.


아까 친구랑 통화하다가 우연히 떠오르는 이름이 있어서 방금 구글링을 했더니 잘 풀렸는지 바로 뜬다.


대학교 때 잠시 설렜던 대학병원 치과 주치의.


당시에 전공의였던 이 양반이 자기가 학교 보건소에 오는 요일에 충치 치료 공짜로 해준다고 오라고 했었다. ㅎㅎ


그때 치료를 받으러 다녔다면 인사를 빌미로 밥 한끼 정도는 먹지 않았을까 싶은데... 그냥 흐지부지.

그렇게 내 대학 시절 마지막에 가슴에 살짝 바람만 불었다가 까맣게 잊고 살았다.


키는 작았지만 참 상냥하고 사근사근, 귀엽게 생긴 걸로 기억에 남아있었는데 오늘 구글에 뜬 사진과 방송 출연한 동영상을 보면서 ㄷㄷㄷㄷㄷㄷㄷㄷ


시간의 힘이라는 게 이렇게 무서운 거로구나. 


시간의 윤색인지 아니면 세월을 이길 수 없는 노화인지 모르겠으나 내 기억에 남아 있던 그 고운 미청년은 흔적도 없네.


피천득 선생님의 인연에 나오는 말처럼 그냥 아니 보고 추억만 하는 게 더 좋았을 것을 싶다.


내가 웹상에 사진이 걸리는 유명인사가 아니고 페북이니 카스니 그런 거 안 하는 걸 정말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좀 튀는 얘기긴 한데... 옛날에 나 좋다던 남자들하고는 절대 재회하는 일이 없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