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에 레귤러 2개에 대선 홍보까지 하던 그 극악의 와중에 한국 시리즈 직관까지 갔다오며 불 태우다가 김성근 감독 짤리고 LG에 정이 똑 떨어져서 원년 MBC 청룡 때부터 응원하던 야구를 끊었었다.
그냥 스포츠 자체를 즐기는 사람도 있겠지만 내 경우 야구는 응원팀이 있어야만 뭔가 재미가 있는 스포츠라...
아직 추운 봄이나 가을 야간 경기 때 야구장에 입고 가던 얇은 긴 패딩은 아름다운 가게에 기증해버리고 어영부영 몇 년을 야구와 담을 쌓고 -LG 말아먹은 그 어씨가 부산에서 구청장 당선되는 거 보고 뒷목 잡으면서- 살다가 다시 야구를 보기 시작한 게 2007년.
SK란 기업을 좋아하지 않아서 띄엄띄엄 그냥 호의적인 방관자 모드로 보다가 훅 간 게 2009년.
2002년의 그 멘붕을 다시 겪으면서 어쩔 수 없이 SK의 팬이 되어버렸다.
2010년은 당시 SK 팬들이 다 그렇듯이 정말 아주 즐겁고 여유롭게 보내고 2011년 여름에 다시 멘붕.
다시 돌아오길 바란다는 바람을 갖고 응원은 했지만 영감님이 다시는 프로야구 판으로 못 돌아오실 거라고 생각했었다.
현재 굳이 나누자면 한화팬이라기 보다는 영감님 팬인데...
감독님을 믿으면서 과연??? 이라고 걱정했던 게 미안할 정도로 기대 이상으로 한화가 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예전에 SK경기를 보던 때가 그립다.
'어쨌든 이기겠지~'라는 믿음을 갖고 누워서 느~긋하니 즐기고 싶은데 이건 뭐... 단 한 경기도 편하게 이기는 게 없다. ㅜㅜ
너무 진을 빼다보니 승패에 맞춰 내 기분도 업다운을 격렬하게 반복.
지난 토요일에 다른 팀도 아니고 두산에게 어이없이 끝내기 실책으로 역전패 당한 날 홧병 나서 죽는줄 알았음.
팀과 상관없이 야구팬들은 아마 이 심정을 이해할듯.
근데 한화나 영감님이 정말 이슈긴 하다는 걸 아까 실감했다.
나를 따라 2002년 한국 시리즈에 갔던 게 마지막으로 야구장에 간 거고, 그 이후 베이징 올림픽 때도 야구를 안 보던 동생이 한화가 서울서 경기할 때 야구장에 가자고 한다.
아는 이름이 김성근밖에 없다고 김성근 화이팅 플래카드 만들어서 가자고.... ㅎㅎ;;;;;
두산과 경기는 내가 가면 질 확률이 높으니 LG 랑 할 때 한 번 가봐야겠다.
예전에 LG 경기 열심히 다니던 시절 그 드문 이상훈의 블론 세이브를 목격했을 정도로 두산전 승률이 극악. ㅜㅜ
박명환에게 털렸던 그날 생각하니 다시 혈압이 오르는군.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