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하실 분은 거의 없으실 듯 하나... 내가 이쯤에 뭐하고 있었는지 나중에 기록 차원에서 끄적.
1. 부친 친구분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또 매실을 왕창 보내주신 덕분(?)에 예정에 없이 또 매실청 담그기 돌입.
하필이면 마감이 딱 끝나는 어제 오후에 매실이 도착한 바람에 무시하지를 못 했다. ㅜㅜ
내내 노려보다가 아침에 씻어서 꼭지 다 따고 내일 설탕이 도착하면 슥슥 뿌려서 끝내려고 했으나....
매실을 쪼개서 씨를 다 빼고 담궈보자는 부친과 동생의 망상은 현실로 옮겨지고... 난 빠지겠다고 선언했으나 무시하기엔 매실이 너무 많았다.
그래도 사람 손이 무섭다고 셋이서 달라붙으니 2시간 조금 넘게 끝이 나긴 나네.
덕분에 설탕도 집에 있는 걸로 대충 뭉갤 수 있어서 설탕 주문 넣은 건 취소.
올해 담근 매실청은 아까워서 누구도 못 줄 것 같다. -_-a
그나저나 작년에 주신 매실로 담근 것도 한 항아리 가득인데 도대체 언제 다 먹나.
2. 내가 중학교 때부터 근무하시던 경비 아저씨가 갑자기 뇌에 이상이 오셔서 그만두셨다.
엄청 살갑게 잘 지낸 것도 아니건만.... 가슴 한구석이 휑하니 기분이 묘하다.
내 인생에서 변하지 않고 있었던 한 부분이 사라진 느낌?
한 동네에서 오래 살다보면 당연히 그 자리에 있던 것들이 사라지는 경험을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데 내가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그게 점점 많아지고 빨라지는듯.
집 바로 뒤 오래된 치킨집의 자유견 머루, 나와 동생이 어릴 때부터 다니던 소아과/내과 의원. 아마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무뚝뚝한 이비인후과 선생님이 아닐까 싶은 이비인후과. 중학교 학생증부터 내 지금 주민등록증까지 찍어줬던 오래된 사진관 등등.
남아 있는 건... 콩나물 아줌마, 세탁소, 작은 동네 수퍼마켓... 생각해보면 더 있겠지만 당장 생각나는 건 이 정도네.
언젠가는 나도 사라지겠지. 그게 사람 사는 이치니까. 그래도 뭔가 묘하게 씁쓸하고 서운하고 그렇다.
3. 해도 해도 끝이 나지 않는 마감 행진 중. ㅜㅜ
그나마 다행은 어제 촬구를 마감한 인도네시아 촬영팀이 떠난다~
돌아오면 지옥문이 열리겠지만 그건 그때 또 생각하고 지금 당장은 행복해하기로 했다. ㅎㅎ
레귤러가 감사하게 엎어진 이후 내가 그동안 참 편안한 봄을 보냈다는 걸 느끼겠는 게, 5월 내내 거의 먹지 않던 초콜릿을 요즘 열심히 먹고 있다.
겨울 마감 이후 줄지 않고 손님 왔을 때만 접대용으로 나오던 고디바 트러플 상자가 빠른 속도로 줄고 있음.
4. 자료책 낙산유고 읽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