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겠다 싶어 사놓은 신주무원록의 엄청난 무게와 두께에 질려 일단 먹기(?) 쉬운 것부터 시작. ^^; 상대적일 뿐 아니라 객관적으로 200쪽 내외니 얄팍한 두께. 대신 종이는 두툼하다.
저 삽화에 정말 돈을 줬을까 싶은 50-60년대 신문 삽화 같은 조악한 삽화에 일단 '으악' 소리가 나오고 책에 대한 인상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감이 있다. 또 각주를 옆으로 이상하게 달아놔서 잘 모르는 단어나 출처를 찾아보기도 참 묘하다. 본문을 읽는 흐름을 깨지 않게 하려는 의도였지 않나 싶긴 하지만 솔직히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는 없는 오버센스.
이런저런 투덜거림이 하드웨어적으로는 마구 쏟아지지만 내용은 못생긴 겉모습에 비해 꽤 볼만하다. 이런 류의 쉽게 풀어쓰는 책이 빠지기 쉬운, 너무 쉽고 재밌어야 한다거나 아니면 너무 많은 정보를 줘야 한다는 압박에서 효과적으로 비껴 선 느낌.
별 연관은 없지만 얘기할 만한 사건과 조선 시대의 검시 방법이 연결되어 매 장의 도입부에 집중을 주고 전체적인 흐름이 이어지는 아이디어도 괜찮았다고 본다. 그리고 아주 전문적인 지식이나 깊은 내용을 필요치 않는 한 이 책을 보는 것으로 조선의 법의학에 대한 대략의 맛보기는 충분히 할 수 있다.
책의 추천사에 융복합 문화의 시대에 멀티 플레이어가 되기 위한 지적 체험이라는 글을 써놓았던데 딱 그 정도를 기대하면 될듯. 지식인이니 하는 인터넷에 떠다니는 사실과 오류가 뒤섞인 정체불명의 정보에 만족하지 않고 최소한의 검증을 거친 지식쌓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괜찮은 입문서라고 본다.
난 잠시 쉬었다가 언제 기분 내키면 신주무원록을 본격적으로 다시 잡아야겠다.
그런데...
[#M_ more.. | less.. |[#M_ more.. | less.. |어제 도착한 괴벨스는 신주무원록보다 한 술 더 뜬다. -_-;
신주무원록은 언제 읽어도 되는 아직은 여유있는 책이지만 괴벨스는 자료 차원에서 빨리 읽어줘야 하는데.... 갖고 다니기도 만만찮고 고민이군.
일단 읽던 책들을 끝내고 히틀러의 마지막 14일부터...
책/인문(국내)
원통함을 없게 하라 - 조선의 법의학과 <무원록>의 세계
김호 | 프로네시스(웅진)| 2006.5.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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