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 두번이나 전화 건 동생에게 엄청 까칠하게 굴었다.
한번은 몸살 직전이라 컨디션도 좋지 않아 일찌감치 자려는데 전화를 해달라고 했더니 별 것도 아닌 일로 길게 수다를 떨기 시작.
평소 같으면 나도 별 문제없이 같이 떨어줬겠지만 심신이 정상이 아니니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서 그만 하라고 하고 끊어버렸음. 조금 기분이 상한 것 같은데... 그건 나도 이해를 하긴 하지만 본래부터도 난 전화로 수다 떠는 거 별로 좋아하지 않고 해서 그냥 모르는 척 했다.
오늘이 아니라 벌써 어제도 좀 비슷한 경우.
오늘 오후에 마감인데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신경이 엄청 날카로워있는데 낮에 자꾸 채팅을 걸어온다. 별 것 아닌 수다나 안부를 위해 정신 산란해지는 게 싫어서 MSN도 절대 안 까는데... 동생까진 외면할 수 없어 조용한 걸로 하나 열어놓긴 했지만. 솔직히 지워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회사에서 MSN이며 네이트온 접속 차단을 하는 이유를 난 정말 알 것 같음.
여하튼 상해 일정으로 의논을 해야하기도 해서 할 얘기를 다 끝내고 내일까지는 아는척 말아달라고 부탁까지 했다. 그런데 저녁에 또 전화와서 공연 예약 문제로 또 한참 잡더니 사이트 들어가서 보고 자리를 지정해달라고 한다. -_-;;;
다시 폭발. 바쁘니까 끊으라고 하니까 역시 삐죽이면서 끊었음. 분명 기분이 나빴을 거다. 이해는 하는데... 바쁘니까 연락하지 말아달라고 하면 제발 좀 그래달라고!!!
집에서 얼굴 보고 살 때는 얼굴을 보고 있으니 이런 일이 있어도 바로바로 푸는데 전화는 그럴 수도 없으니 참으로 찝찝. 시시콜콜 따지고 궁금증 많은 동생과 남의 일에 상관하거나 상관받기 싫어하는 나의 충돌은 문화 충돌이라고 해야하나?
일단 마감부터 마치고 나중에 화해를 하거나 고민을 해야겠다.
여자였기에 망정이지 내가 남자였으면 아주 재미없는 가장이었을듯. 이것도 충분히 이혼사유가 되겠지. 그러고보니... 내가 만났던 남자들은 나를 상대로 보통 여자들이 하는 불만을 토로했던 것 같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