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감상/뮤지컬

마타하리(2016.6.4)

by choco 2016. 9. 2.

내내 목에 걸린 가시 같았던 섭외 하나가 해결된 기념으로 3달 전에 보고 왔던 마타하리를 보고왔던 기록을 뒤늦게 열었다.  

때는 6월 초순임에도 심상찮게 더웠던 기억이 남는 토요일. ​

지금 생각해보니 길고 힘든 여름의 예고였었나 보다.

너무 오래 전이라 세세한 건 다 날아갔고 그냥 느낌만 몇자 끄적.

공연의 거의 마지막 즈음에 본 건데...  마타하리라는 내용은 땡겼지만 옥주현이 뮤지컬에 입문한 초창기라고 쓰고 그녀의 흑역사라고 읽는 출연했던 아이다에서 부정적인 의미로 입이 떡 벌어진 이후 옥주현이 캐스팅에 오르면 내내 피해다녔었다.

그 첫인상의 각인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이후 그녀에 대한 찬사가 만발해도 참 발길이 안 갔는데 공연은 보고 싶은데 딱히 적당한 것도 없고 해서 갔었음.

결론은 기대보다 아주 괜찮았음.

국내 창작 뮤지컬의 한계를 돌파했다고 해야하나?  우선 음악이 한국적이지 않아서 좋았다. 해외 수출 등을 염두에 뒀다면 아주 현명한 선택인듯.

의상이나 연출도 세련~  괜찮을까 하고 미리 걱정했던 게 미안했을 정도.

말 그대로 마타하리를 위한 마타하리의 위한 뮤지컬이니 만큼 주연 가수의 역할이 엄청 중요한데 옥주현은 10여년 전 그 아이다의 옥주현이 아니었다. 

역시 사람은 아주 재능이 없지 않는 한 한 우물을 파고 또 파면 어느 정도 이상의 경지에는 오를 수 있나보다.  물론 그 우물을 계속 팔 수 있는 기회는 옥주현 쯤 되니까 얻을 수 있었던 거겠지만.  아이돌로 거기까지 가는 것도 보통 노력으론 안 되니까 순전히 이름빨과 운빨이라고는 할 수 없을듯.

이제 옥주현이 나오면 피해가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엄기준이 했던 라울 같은 역을 하던 류정한이 이제는 저런 암흑의 포스를 풀풀 풍기는 중후남을 연기하다니.... 캐스팅을 보면서 뒤늦게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기도 했다.  내가 뮤지컬을 보던 초창기에는 샤방샤방한 미청년, 소위 왕자님(?) 류의 역은 류정한이었는데.  ㅜ.ㅜ

이거 볼 때 조만간 모짜르트 봐야지~ 했는데 어영부영 모짜르트도 끝. 

이번 여름은 도대체 뭘 했는지 모르겠다. ㅠ.ㅠ

매튜 본 잠공주 갔다왔다는 기록도 남겨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