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희한할 정도로 세상이 정상으로 돌아가는 느낌.
그동안 얼마나 비정상에서 살아왔는지, 그걸 인식조차 못하는 단계였다는 걸 요즘 실감하는 중.
이명박이 들어서면서부터 소위 저쪽에서 싫어하는 인물이나 단체들은 100주년이라는 큰 주기를 맞으면서 전혀 조명을 하지 못 했었다.
편성이 잡힌 것도 날아가고 아예 시작도 못 하고 나뿐 아니라 내 주변에서 있었던 황당한 일들을 모으면 두꺼운 백서 편찬이 가능할 정도.
내게 가장 이 갈리고 대표적인 게 몇년 전 흥사단 100주년.
그때는 안창호 선생님의 따님도 아직 살아계셨고(작년에 돌아가셨다. ㅠㅠ. 이제는 영원히 할 수 없는 기획) 아무리 막장이지만 그래도 설마 흥사단 정도는 조명할 수 있을줄 알았다.
그런데 내가 쟤들을 그나마 인간 찌끄래기로 봤었던.. 그야말로 과소평가. 편성까지 잡혔던 게 결국은 날아감.
쟤네들은 정말 뼛속까지 친일매국노로구나를 확인하면서 그 이후에는 아예 그런 쪽으로는 기획을 할 생각도 못 했던 것 같다.
본래 1월이나 2월에 나와야할 정부지원사업에 넣을 윤이상 100주년 기획안 작업을 하면서 만감이 교차했다.
만약 세상이 제대로였다면 이건 남에게 뺏길 새라 작년부터 기획을 열심히 하고 3월 말에 있었던 통영 음악제(윤이상 음악제였지만 이명박근혜를 거치면서 홍길동이 되어버렸음.)부터 착실하게 찍어놨겠지만... 이미 지나간 건 아쉬워해봤자 소용없지.
이게 될지 안 될지는 모르겠으나 정부 예산을 타먹어보겠다고 이 기획을 넣어보는 것만으로도 세상이 변했음을 느낀다.
정말 투표 잘 해야한다.
그나마 박근혜 때는 첫해 이후론 완전히 담을 쌓아 내가 직접 더러운 꼴을 보고 듣는 일은 없었지만 이명박 때는 정말 목불인견에 괴로웠다.
지난 10년 간 그래도 양심의 하한선만은 지킬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하면서 나 스스로에게도 소심한 칭찬을 보내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