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련 버리기.
올 초반에 아름다운 가게에 책을 포함해서 5박스나 보냈는데도 역시나 티도 안 난다.
더이상 이고지고 살 수도 없고 여러가지 이유로 창고화된 공부방을 보면서 뭘 버려야할지 눈싸움을 하고 있다.
10여년 전 리모델링을 마치고 돌아올 때 버릴 수 없는 것들만 데리고 왔고 책장이 터지거나 말거나 그냥 살았는데 지금 다시 보니까 슬슬 버려도 될 것들이 보이네.
혹시라도 새로운 미련에 질까봐 여기에 기록해두기.
고등학생 때부터 용돈 아껴서 마음에 드는 음악가나 내용이 나왔을 때 사모았던 음악동아와 객석.
엄마가 무지무지하게 비싼 거금을 주고 월부로 들여줬던 타임 라이프 과학백과사전.
사과였던가 배박스 하나 가득한 악보들.
세계문학전집과 한국문학전집은 지금 마음이 갈팡질팡 중이다. 얘는 버리는데 조금 더 마음의 준비와 시간이 필요한 모양이다.
그렇게 비워내고 나면 또 뭔가 버릴 수 있는 것들이 나오겠지.
역시나 국민학교 시절부터 모아놨던 예쁜 편지지와 그림엽서들은... 버리기도 애매하고 이런 거 모으는 박물관이나 전시실 없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