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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내수공업

반지들~

by choco 2018. 11. 1.

가내 수공업이라고 쓰고 진짜 머리털 빠지는 중노동이라고 적는 주얼리 공예. 

비즈공예보다 쪼끔 더 어렵겠지 하고 시작을 했는데 상상초월이다.  얘는 망치질 등 노가다를 할 힘이랑 사이즈 산출을 위해 산수 실력도 굉장히 많이 필요함.  산수가 약한 사람은 아예 시작을 안 하는 게 맞지 싶다.  

지난 주에 완성한 문스톤 반지.

저 철사 뽑느라 죽는줄 알았음. 굵기가 다른 두 종류를 꼬아서 옆에 장식을 만드는데 하나는 철사가 아니라 실 수준. 금실 은실 수놓은 옛날 드레스들이 얼마나 무거웠을지... 더불어 그거 뽑는 사람들은 얼마나 노가다였을지.  요새는 공방 가는 날 든든하게 먹고 간다. 안 그러면 작업을 못 함.

여하튼, 인게이지 반지 스타일로 통통하게 링을 만들고 은판과 은철사로 장식해 만듦. 문스톤을 얹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 저렇게 그림자가 살짝 드리우는 음영이 좋아서 비스듬히 얹었다. 똑바로 얹으면 깔끔한 우윳빛으로 나옴.  어떤 게 더 낫지 못 하다가 아니라 전적으로 취향에 따르면 됨.

노가다는 내가, 세세한 마무리와 어려운 건 선생님이 해주셨다.

문스톤 원석은 밋밋하니 그냥 그랬는데 완성품이 아주 훌륭했다.  동생에게 선물~

토파즈 4알을 한꺼번에 처치하기 위한 토파즈 반지.

은 평반지에 깜발로 프레임을 만들어 스톤을 얹었다.... 고 쓰는데 이건 사실상 반 이상이 선생님이 해주셨음.

스톤 들어갈 깜발 파내다가 다리 부분 거의 날려먹은 거 선생님이 정말 남은 부분의 영혼까지 끌어 모아서 살려 고정을 시켜주셨음.  깜발 작업은 일단 한번 실수하면 수습할 방법이 없고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무시무시한 사실을 뼈 저리게 실감할 뻔 했으나 명장 자격증을 가진 쌤 덕분에 정말 산소 호흡기 붙여서 기사회생.

본래 계획은 흰색 토파즈나 화이트 사파이어로 같은 사이즈를 하나 더 만들어 쌍가락지로 껴볼까였으나 포기. 내가 한 건 별로 없음에도 정말 하얗게 불태웠다.   ^^;;;;

몇년 잘 쓰다가 조카가 대학교 가면 주기로 약속.  걔는 대학교 붙으면 아마 이 반지 찾으러 바로 올듯. ㅎㅎ

지금 하고 있는 목걸이용 난집 완성하면 당분간은 무난한 반지들로 돌아가 연습을 좀 하는 걸로.

배움이 쌓이면서 실력은 늘지 않으나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의 견적은 슬슬 나오는듯.

나중에 실력이 좀 늘면 왁스 작업으로 자잘한 스톤들 좀 없애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