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의 얼굴이자 상징은 프레디 머큐리고 그를 참 좋아하긴 했지만 중3 때 퀸의 팬이 된 날부터 나의 넘버 원은 로저 테일러였다.
로저 테일러 때문에 드럼 배우고 싶어서 들썩이다 엄마한테 혼나기도 했었고.
금지곡이던 그 환상 속의 보헤미안 랩소디를 누군가(누군지는 기억도 안 남) 몰래 외국에서 사온 퀸의 원판 LP를 빌려 인켈 오디오에 올려서 들었던 날의 충격이란. 그 곡은 왜 금지곡이었을까?
주말에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러 가는 이유의 반 이상이 나의 로저 테일러가 어떻게 묘사될지 무지하게 궁금하다는 거.
그런데 오늘 보헤미안 랩소디에 관한 기사를 하나 보다가 웃기고 또 슬픈 부분을 발견했다.
프레디 역은 결국 [빠삐용], [미스터 로봇]의 라미 말렉에게 돌아갔다. 캐스팅이 논의 되던 때, 말렉은 역할을 따내기 위해 자신이 노래한 영상을 퀸의 멤버인 브라이언 메이와 로저 테일러에게 보냈다. 그의 엄청난 열의 때문인지 그는 곧 제작진의 부름을 받는다.
그런데 캐스팅된 후, 말렉이 보낸 영상을 브라이언 메이와 로저 테일러가 보지도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두 할아버지는 영상을 다운로드하는 방법을 몰랐다.
샤방샤방한 금발을 휘날리던 나의 로저 테일러가 할아버지.... 할아버지라니... ㅠㅠ
그러게. 세월이 참 많이 흘렀구나.
나도 많이 늙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