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2년 만인가?
고민하지 않고 남이 다 골라서 해준 맛있는 음식을 먹고파서 거~한 사치를 부린 날.
연초라 그런지 주말인데도 한가해서 거의 통째로 전세낸 기분이라 좋긴 했는데 음식이 너무 빨리빨리 나와서 그건 쫌 에러. 나중에는 좀 천천히 달라고 조정해서 괜찮았다.
먹는데 집중하느라 사진은 찍지 않았고 그냥 느낌만 총평하자면... 2년 전보다 뭔가 아주 살짝이지만 고민과 정성이 덜 들어간 느낌?
코스가 다 신선하고 맛있지만 와!!! 소리가 나오는 그런 임팩트나 콜라보가 시각이나 맛에서 예전보다 약하다. 요리 하나하나를 만날 때 감동이 줄었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겠지.
와인도 그때는 페어링을 해줬는데 지금은 그냥 하우스 와인을 택하거나 따로 고르는 식으로. 물론 고수들에겐 그게 다 나을 수 있겠지만 아무 고민하지 않고 쉐프에게 전적으로 맡기고픈 컨디션에선 아쉬웠다.
하우스와인은 전채 때 마신 리슬링이나 메인의 레드 모두 괜찮긴 했음. 요리랑도 잘 어울렸다.
우리가 간 날 전채 하나가 달고기에서 농어구이로 바뀌었는데 진경수 쉐프의 장기는 스테이크도 스테이크지만 역시 해산물의 굽기라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함. 호평 자자한 전복 리조또는 임팩트는 없으나 괜찮았고 방어 쉐비체는 비리지 않을까 걱정했던 게 무색하게 깔끔.
난 양갈비, 동행자는 안심 스테이크 먹었는데 고기야 뭐 말 하면 입 아픈 거고. 다만 양갈비 찍어먹게 나온 소스는 좀 달았다. 그냥 따로 소금을 달라고 해서 양갈비의 풍미를 더 제대로 즐기는 게 낫지 싶음.
가격이 조금 내려간 것 같은데 그냥 가격을 올리거나 유지하고 그때의 퀄을 지켜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무난하고 괜찮긴 하나 꽉 차는 만족은 없었던.... 그래도 뭐 이러니 저리니 해도 실패는 없는 곳.
다음 주에 부친 생신 저녁으로 줄라이를 예약해놨는데 그날도 기대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