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알? 차 아르? 여튼 저렇게 읽는 아모레 퍼시픽 지하에 있는 중국 식당.
아모레 퍼시픽이 사옥 지하에 이런저런 맛집들을 많이 유치를 한 건지 알아서 들어온 건지는 모르겠으나 용산답지 않은 뻔드르르~한 가게들이 많이 생겼다.
산책 삼아 슬슬 걸어오는 게 가능한 이웃 동네 주민으로선 고마운 얘기~. 나중에 천천히 하나씩 격파(?)를 해갈 예정이니 각설하고 저 중국집 얘기로.
동네 지인의 딸이 자그마치 스탠포드 대학에 장학금을 받고 가게 된 축하 자리였다. 이 정도면 충분히 얻어 먹어도 될 사연이라 부담없이~
가장 중요한 음식 얘기를 하자면 양도 괜찮은 편이고 가격도 적절한 수준에 우리가 고른 건 다 나름 맛있었다.
단, 산초니 고수 등 중국스런 향신료에 약한 사람은 메뉴를 조심해서 고르는 게 좋음. 우리는 다들 저런 중국스런 향신료를 제대로 썼다고 만족해 했지만 싫어하는 사람은 못 먹을 것도 있지 싶다.
누룽지탕은 재료도 괜찮고 양도 많은데 누룽지가 좀 너무 퍼져서 그건 감점.
깐풍가지새우는 아주아주 훌륭. 가지 튀김 요리를 잘 하는 것 같아서 다음에 가면 갈비 가지 어쩌고를 꼭 먹어봐야겠다고 결심.
닭을 랩에 싸먹도록 한 요리는 고수을 듬뿍 줘서 좋았는데 소스는 상대적으로 좀 약했지만 그래도 양도 많고 괜찮았음.
탕수육도 가격 대비 역시 나쁘지 않음.
마라상궈인가? 마라향이 (한국 기준) 완전 제대로인 매운 마라국수는 끝내줌. 진짜 중독성이 있는 맛~. 진짜 중국 거에 비하면 덜 매운 편이나 내게는 좀 매워서 우육탕면과 번갈아서 한입씩. ^^. 이거 먹으러 가끔 갈듯. 우육탕면은 그냥 무난하고 평범한 수준.
산라탕 같은 류의 요리를 먹어보고 싶은 가게였다.
음식을 제외한 부분은... 뭐랄까, 졸부가 갑자기 상류층 흉내를 내는데 계속 삐걱이는 느낌?
인테리어에 나름 신경을 쓴 것 같으나 뭔가 어색하고 그릇이나 세팅이 특히 좀 그렇다. 대표적인 건 주전자와 물. 커피 내릴 때 쓰는 것 같은 동주전자는 나름 컨셉이구나~ 할 수 있는데 문제는 거기에 찬 맹물을 준다는 거. ㅎㅎ;;; 요즘은 동네 중국집에 가도 너무 우려 멀겋긴 해도 자스민이 헤엄쳐 간 차를 주는데 특이(?) 했음.
그리고 주방이나 서빙 역시 일부러 그런 건지 귀찮아 그런 건지 개념이 부족. 중국집에서 요리 여러개와 식사 메뉴를 시키면 알아서 하나씩 내보내는데 요리부터 식사(그것도 면!!!)을 와장창 한꺼번에 쏟아내더라는. ㅡㅡ;
당연히 나중에 국수는 팅팅 불어 국물도 거의 없어 국물이라도 더 달라고 했더니 본래 안 주는 건데 준다고 엄청 생색을 내는데... 진짜 우리가 점잖은 사람들이라 그냥 국물 좀 보충해달라고 했지 다시 해오라고 시켜도 심한 진상은 아니었다고 생각함.
음식점은 음식만 괜찮으면 되지~ 라는 모임에는
적합하지만 어른을 모시고 간다거나 좀 어려운 사람들과의 식사에는 그닥 적합하지 않다. 룸이 있다고 해서 선택했는데 룸이라고 해봤자 커튼으로 가려주는 정도.
향신료 팍팍 들어간 사천식의 화끈하게 매운 중국 음식이 먹고플 때는 간혹 갈듯. 한국인 다수의 입맛에 맞춰 맛이 바뀌지 않기를 기원..... 이라고 쓰긴 하는데 빠르면 3달, 늦어도 6달 안에 산초며 정향, 고수 맛 다 사라지고 한국화된 맛이 될 거라는데 만원 걸겠음. 그렇게 되기 전에 빨리 가줘야지.
먹고 마시기/식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