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쌓기에 대한 소소한 기억들을 모아 끄적이다 말았다.
어차피 해본 사람들은 다 알면서 모르는 척 하는 것이고, 솔직히 서울대 의대논문 1저자에 이름 올리고 예일대 간 나경원 아들을 비롯한 상위 1% 참치들의 스펙 만들기는 나 같은 꽁치는 접할 수도 없는 수준일 테니까.
서울대 고대에서 지금 촛불 들고 나선 애들에게 공감을 못 해주는 가장 큰 이유가 전에도 썼듯이 '너희나 나나 부모 잘 만나서 거기 갔지, 네가 혼자 잘 나서 갔냐'다. 자기들보다 좀 더 잘난 부모 만나 의전원까지 갔다고 열 받는다면 그건 개인의 감정이니 뭐라할 수 없지만 진짜 분노해야할 사람들은 그 치열한 스펙싸움에 뛰어들지도 못 한 청년과 부모들이지 그들은 아니라고 봄.
근데 걔네들 시큰둥하게 보는 것과 별개로 요즘의 잘난 애들이 부럽기는 하다. 어릴 때부터 관리 잘 받은 애들은 다들 영어는 기본이고 중국어 등 다른 언어 하나도 대체로 중급 이상은 다 하더라는. 한마디로 그 아이들에겐 3개국어는 기본, 노는 물이 달라진다. 새로운 언어를 하나 안다는 건 접할 수 있는 세계가 어마어마하게 깊어지고 넓어진다는 의미에서 정말 부럽다. 세대가 다름에도 이렇게 부러운데... 동년배였다면 배알이 틀렸을 수도. ㅎㅎ;;;
그런 의미에서 영어라도 20대 때 수준으로 돌려놔야 하는데... 게으른 인간이 마음만 가득이구나. 번역된 책이 없어 원서 읽으면서 숙제하고 논문 썼던 과거의 내가 부러움. ㅠㅠ 복문-> 단문으로 가더니 이제는 문장이 머리에서 완성이 안 되고 단어만 토막토막 떠다니고 있음. 아만다 퀵 로맨스라도 아마존으로 좀 사서 읽어야겠다. 근데 이 아줌마 요즘 신작 내나? 내고 있겠지?
일단 마감부터. 편구 빨리 보내줘야지.
덧. 내가 꾸준히 후원하고 있는 동물보호소를 비롯해 여러 단체들에서 봉사활동 관련해서 아예 공지에까지 올려놓은 게 '학부모의 대리 봉사 절대 안됨' 이다. 요즘엔 문제 되니까 못 하게 공지라도 하지만 몇년 전만 해도 꽤 있었고 그 전에는 진짜 많았다. 만에 하나 딸 대신 엄마나 아빠가 대리봉사 한번이라도 했었다면 진짜 나라가 뒤집혔겠다는 생각이... 다른 건 모르겠고 애나 부모나 성실하긴 했던 모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