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잡설

의사 파업 단상

by choco 2020. 8. 31.

난 잘 모르는 동네는 의견이 있어도 그냥 조용히 생각만 하며 구경하자는 주의니까 누가 맞네 그르네는 패스하고.

의사들 파업을 보니 공부 잘 하고 똑똑해서 의대 간 사람들 치고는 검사들에 비해 참... 뭐랄까 언론 플레이를 심하게 못 한다는 생각이 든다. 

먼저, 메시지 만큼이나 중요한 게 메신저인데 의협 회장도 전공의 협회 회장도 아무 선입견 없이 바라봐도 일단 쫌 많이 비호감.  두 양반 다 뭔가 할 말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사람인 건 이해를 하겠으나 저 경우엔 누가 봐도 호감과 믿음을 주는 그럴듯한 얼굴 마담을 앞에 내세우고 뒤에서 모사를 하는 게 나았을 텐데... 라는...  홍보니 이벤트 기획을 해본 입장에서 평가. 

지금 상황에 마구 분노하는 의사 친구에게 차마 못 말했지만.... 정말 하고픈 얘기는 "뭔가 큰일을 도모하려면 너희들 얼굴 마담부터 가방끈 긴 호감형으로 바꿔!!!" 였다.

어쩌고 저쩌고 해도 아플 때마다 의사 덕을 많이 봐온 관계로 의사라는 집단 전체에 대한 호감은 여전히 있으나 깃발 든 저 두 양반을 쳐다보면 생기던 정도 사라지는. ^^;;;;    정부 입장에선 일베 깃발이 붙은 저 둘의 존재가 어떤 의미에선 고마울 거란 생각도 듦. 

과거에서 배우는 게 없나?

오래 전 약사와 한의사들이 약국에서 한약 취급 못 하게 하는 건가 뭔가로 대판 붙었을 때 희대의 말빨 김용옥을 필두로 한 한의사들에게 그야말로 처참하게 깨졌었다.  거기에 절치부심 했는지 약사들은 정책적으로 정치권으로 진출하고 그걸 밑바탕으로 의약분업 때 의사들의 논리를 판판이 깨면서 의약분업을 성취를 해냈다.  물론... 그때는 이긴 줄 알았으나 알고 보니 의사들에게 종속되는 노예 계약이긴 했지만.  여튼, 그건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고 당시에는 약사들의 승리였다.

뚜껑을 열고 시간이 지나보니 결과적으로 의사의 승리긴 했지만 어쨌든 당시로선 꽤나 처참하게 진 건데... 거기서 느끼는 바가???  하긴, 의사들이 국회의원으로 많이 진출해서 의사들 밥통은 잘 지켜주고 있긴 했지.  굳이 이렇게 여론전을 펼치며 정부랑 맞장 뜰 일이 의약분업 이후로는 없긴 했지.

언론 친위대를 거느린 검사들이 많이 부러울 거란 생각도 드는데....  의사들은 저 비호감 장수들이 전쟁 시점도 잘못 택한 것 같다. 

여튼... 그냥 관전하는 3자 국민의 입장에서... 잘 해결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