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미 | 학연문화사 | 2021.7.5~8
정치나 사회도 중요하지만 자료로서 디테일은 역시 이런 먹고 마시는 생활사가 재밌고 소소하니 쓰임새가 많다. 그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고른 책인데 제목 그대로 고구려의 식생활에 관해서 현재 공인된 자료가 허용하는 한도 안에서 정말 싹싹 털어 설명을 해주고 있다. 거기에 더해 삼국 주변국과 중국의 자료들도 활용해 납득가는 합리적인 추론들도 더해서 내용이 풍부하다.
고구려 사람들은 뭘 어떻게 해서 먹고 살았을지 그림을 그려보려는 사람에게 추천~
크게 아쉬운 점은 전공자나 전문가가 아닌, 한글전용세대 일반 독자들에겐 너무나 불친절하다. 한자에 음을 좀 달아주면 가독성이 확 높아지겠구만 특별한 고유명사는 물론 장이나 염(=소금) 같이 굳이 한자를 그대로 쓸 필요가 없는 것들도 모조리 한자.
어릴 때 부모님이 읽으셨던 국한문혼용의 60~70년대 세로줄 전집을 보면서 이 한자가 뭔지 궁금해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내가 영어를 그나마 가장 잘 하던 대학원 때 원서 전공책 읽으며 문장 중간에 구멍이 송송 뚫리지만 그냥 전진했던 기억도. 달랐던 건 그때는 전문용어는 다 아는 거라 이해가 됐지만 일반 단어들이 중간중간 비었는데 이번에는 반대.
아직 읽지는 않고 대충 훑어만 본 고구려 직물과 문양 관련 책도 이 지경이던데... 국내사 다른 분야에 비해서 유독 고구려 미시사 학자양반들이 좀 불친절한듯. ㅜㅜ 고구려 나름 인기 많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