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하 | 사계절출판사 | 2006. 4. 12~ 15
오랜만에 읽은 주영하씨의 책.
석사논문을 보충해 발간했다는 김치, 한국인의 먹거리부터 이 분의 팬이었다. 한국에선 거의 유일하게 드물게 음식사에 대한 연구를 해주는 저자로 이번 책도 역시나 기대대로의 수준.
생활 속의 이야기라는 제일제당 사외보에 연재했던 글들을 묶엇 냈다고 하는데 그림 속의 배경으로 스쳐 지나가던 음식을 갖고 시대상을 반추해낸 아이디어가 최소한 한국 안에선 신선했다.
서구는 복식과 음식사에서 그림을 보면서 하는 연구가 굉장히 심도 깊게 발달해있다. 거기에 비해 한국에선 복식은 몰라도 음식은 이상할 정도로 깊은 연구나 고찰이 없었는데 그런 방면에서도 가치가 있는 시도로 느껴진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김홍도와 신윤복, 그리고 조선 말과 개화기에 거쳐 살았던 김준근 등의 풍속화가들의 그림을 중심으로 설명이 되는데 사회 풍자적인 요소와 복잡미묘한 의미와 함께 시대별로 당시 음식문화에 대한 상세한 안내까지 겸하고 있다.
물론 아주 심도 깊은 내용이나 한 시대의 음식을 광범위하게 통찰하는 지식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부족함이 있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일반 독자에게는 그림과 음식과 일반 역사, 그리고 음식사에 대한 지식까지 함께 얻는 일석 삼사조의 책.
다른 논문에 인용되어 편집 과정에서 뺐다는 고구려 벽화와 음식에 관한 두개의 글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그게 무척이나 궁금함. 논문이라도 한번 찾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