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7권을 마쳤다.
이번 권에선 저번 6권에서 이어진 우마왕과의 사건이 종결됐다. 파초선을 얻어서 화염산의 불을 영원히 끄고 그 파초선을 나찰녀에게 다시 돌려준 다음 서쪽으로 전진.
가짜 소뇌음사를 세워 여전히 멍청하고 고집만 센 삼장법사를 유혹한 황미대왕이라는 요괴 때문에 심하게 고생한 걸 제외하고는 이번 편의 모험들은 과거에 비해선 장난처럼 느껴질 정도로 비교적 순조로운 진행이었다. 그리고 나무 정령들과 삼장 법사와의 에피소드는 한편의 시 같은 분위기였다.
이번 편을 한마디로 요약하라면 '불쌍한 손오공'
요기가 감돈다고 말림에도 오로지 '뇌음사'라는 현판만 보고 아득바득 고집을 부려 들어간 삼장법사 때문에 금바라에 갇힌 손오공의 넋두리가 정말 마음에 와닿았다. "사부님, 전생에 얼마나 많은 죄를 지었기에 이생에서 한 발자국 뗄 때마다 요괴를 만나시는 겁니까?" 내가 삼장법사에게 해주고 싶은 소리였다. -_-;
설정 자체가 환타지기 때문에 그동안 서유기를 읽어보면서 개연성을 갖고 심하게 거슬리는 건 없었는데 이번 편에선 좀 심각하게 거슬리는 부분이 하나 있었다. 황미대왕에게 삼장법사를 구해내기 위해 원군을 요청하는데 매번 같은 방법에 당하는 것. 손오공은 매번 벗어나면서 왜 다음 조력자를 요청할 때 미리 경고를 해주지 않는 것일까? 소설의 기법이 시대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이건 납득하기 어려운 삑사리였다.
이런 부분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즐겁게 봤음.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내가 동양적인 환타지가 가미된 글을 쓴다면 그 세계관은 서유기에 기초할 것 같다. 읽을수록 매력적. 오래 살아남는 건 확실히 이유가 있다.
서유기를 다 읽어가는 가운데 또 지르고 싶은 놈 하나 발견.
[#M_바로 이 친구|less..|어릴 때 소년소녀문학전집으로 대충 나온 걸 읽었는데 이 완역본이 나왔다. ㅠ.ㅠ
_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