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바로 썼어야 하는데 하루 이틀 지났더니 헷갈린다... -_-; 여하튼 이제 서유기도 후반부다.
지난 7권에서 이어지던 그 금방울 요괴 사건이 여기서 종결이 되고 지금까지 나왔던 요괴 중에 최강이라고 할 수 있는 사자, 코끼리, 봉황 요괴와의 싸움은 석가여래의 도움을 받아 해결. 그리고 요괴의 꾀임이 빠져 아이들 심장으로 약을 만드려던 왕을 깨우치고 요괴를 물리치는 것이 8권에서 해결된 모험이고 늘 그래왔듯 다음 권으로 연결되는 여자 요괴와 얽힌 모험단이 중간에서 끊겼다.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8권까지 읽어오면서 설정이랄까... 개연성에 대한 끈질긴 의문이 하나 솟아나기 시작.
1권 초반부에 석가여래와 현성이랑신를 제외하곤 다룰 자가 없는, 거의 천하무적처럼 보였던 손오공보다 세거나 엇비슷한 힘을 가진 요괴들이 왜 이리 많은지. 특히나 이번 8권에 등장하는 요괴들은 더더욱 그렇다. 관음보살이나 석가여래 등의 도움이 아니고서는 해결할 수 없는 위력의 요괴들이었다. 도대체 손오공이 500년 전 온 천지를 발칵 뒤집어놨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해야할까...
그리고 모든 장르가 그렇겠지만, 글쓰는 사람은 그 장르의 한계나 자기가 나고 속한 사회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 물론 가끔 벗어나는 사람도 있고 그 덕분에 감옥도 가고 소위 필화를 겪는경우도 있지만 오승은은 상상력의 나래는 무한하게 펼치면서도 철저하게 자기가 속한 엄격한 유교적 가치관 안에서 살고 있다.
조선이 한국 역사에서 여자에게 가장 억압된 사회였듯, 중국도 명이 그런데, 여기서 납치되는 왕비들은 하나같이 순결을 지킨 채 돌아온다. 요괴와 몸을 섞었던 인간 여자는 보상공주 정도인데 그녀는 유부녀가 아니었고 또 따져보면 전생에 요괴와 사랑했던 사이니 나름 변명이 된다고나 할까. 유일하게 악당과 몸을 섞었던 삼장법사의 어머니는 자결로 끝을 맺었고. 이게 명나라의 사고 방식이 허용하는 한계였으리라 생각을 한다.
마지막으로 딴지. 어떤 단어인지는 잊어버렸는데 영어 외래어가 섞여 있었음. 다른 어휘를 찾는 게 결코 불가능하지 않았을 텐데 왜 그랬을까? 하긴 지금 읽고 있는 9권에서도 하나 발견했다. ^^
어쨌거나 잘 하면 이달 안에 서유기는 끝을 낼 것도 같다. 아직 먼 얘기지만 서유기를 끝내면 대동야승 전집을 시작해 봐야겠다.
책/픽션
서유기 8
오승은 (지은이), 서울대학교 서유기 번역 연구회 (옮긴이) | 솔출판사 | 2007.1.2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