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이 우기라서 걱정했는데 날씨 운은 괜찮았던 3박4일의 도착 날.
하얏트 리젠시 사이판 호텔 방에서 찍은 마이크로비치.
1981년에 지은 호텔이라 본관은 무시무시한 수준이라는 정보를 듣고 미리 룸 컨디션 좋은 곳으로 달라고 메일 보냈더니 리노베이트를 비교적 최근에 한 것으로 보이는 본관에서 이어진 옆 건물의 방을 줬다.
바다도 바로 옆에 있고 위치도 한국으로 치면 명동이나 강남 한복판에 있는 롯데나 인터 콘티넨탈 정도의 좋은 위치긴 한데 방에 티백이나 커피 같은 기본 어메니티는 물론이고 물컵은 고사하고 양치컵도 없는... 그리고 내 눈으로 직접 본 건 아니지만 아주 높은 확률로 베드버그가 있는듯. 모기가 절대 접할 수 없는 부위에 엄청 물려서 한국 오자마자 가져간 거 다 빨고 혹시 몰라서 내 방 침구도 싹 걷어서 오늘까지 빨고 있다.
저녁 먹으러 호텔 나와서 가라판 시내를 걸으면서. 호텔 나올 땐 멀쩡했는데 갑자기 비구름이 우리 가는 길로 쫓아와 내려서 버스 정류장 같은 곳에 앉아서 사진 찍어봤음. 우리가 지나온 곳과 저 멀리는 멀쩡한데 느릿느릿 이 부분만 비가 내리고 있음.
고양이들 많다고 들었는데 소문대로. 고맙게도 해꼬지 하는 사람들이 없어선지 애들이 깔끔하고 데면데면 고냥 다움. 쟤는 저 카페의 외출냥이인지 아니면 저곳을 밥집으로 이용하는 아인지는 모르겠으나 저렇게 앉아 안을 보다가 안으로 사뿐사뿐 들어갔음.
천지에서 저녁 1차. 남태평양에서 금방 잡아올린 생참치회를 처음 먹었는데 참치의 신세계가 열렸음~ 한국에서 생참치 먹었을 때는 냉동참치와 큰 차이를 못 느꼈는데 여기서 싱싱한 걸 먹으면서 참치가 쫀득쫀득한 생선이란 걸 처음 알게 되었다. 처음 나온 걸 보곤 너무 얇게 썰었네 했는데 이 정도 식감이면 두껍게 썰면 오히려 맛이 덜할듯. 즉석에서 제조해 마시는 라임 소주도 굿~ (이거 마시고 친구랑 다 초저녁부터 뻗은 건 안 비밀. ^^;)
맛있다는 햄버거 & 그릴 집에 가기 위해서 가볍게 요기만 하고 나왔는데 두고두고 후회할 결정. 참치로 배를 채웠어야 했는데...
기념품이니 등등 판다는 곳인데 저 앞에서 매일 밤 노래며 춤 공연도 함. 달러도 비싸고 식욕 빼고는 물욕이 하나도 없는 상태라 구경만 하고 안에는 안 들어갔음. 저 바로 다음 건물은 면세점도 있는데 별로 싸진 않은듯. 1층 슥 구경만 해봤다.
가라판 시내 조탠 마트 가서 sk 할인으로 아침에 먹을 것 포함해서 이것저것 장 보고 (고양이 간식 포함) 호텔로 돌아가다가 들른 아메리칸 피자 & 그릴. 현지인 맛집이라는데 쉐이크는 맛있었으나 햄버거는 평균적인 한국인에게는 짰다.
사이판 물가는 전반적으로 비싸고 맛은 그냥 여기니까 먹는 정도. 참치 제외하고 식도락의 즐거움을 찾으러 가는 곳은 아닌듯. 여하튼 배 부르게 저녁 두번 먹고 호텔로 돌아와서 씻고 기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