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받은 책은 가능한 잽싸게 읽고 포스팅을 남긴다는 나름의 개똥 철학을 가진 고로... 오늘은 날 잡고하는 포스팅 데이로~
만담. 참으로 오랜만에 듣는 단어다.
아직도 정리를 완전히 끝내지 못한 (ㅠ.ㅠ) 내 레코드 컬렉션 중에 1930년대 날리던 만담가의 만담 노래만 모아놓은 판이 있다. <-- 당근 라이센스로 재발매된 것. 희귀반 아님. 그 뒤 안재모가 나왔던 야인 시대에서 신불출이 등장하는 장면 이후로 만담이라는 단어는 최소한 내 주변에서는 사라진 고어였다. 그런데 그게 2006년에 책으로 모아져 나오다니. 어찌 보면 좀 고리타분해 보이는 제목인데 복고적이라 그런지 또 끌리는 매력이 있다.
내용은 제목 그대로 좌백과 진산이라는 작가 부부를 중심으로 일상을 그린 만담. 그리고 마지막 챕터는 저자인 좌백이 작가로 살면서 시달리는 마감 얘기며 단상들. 이렇게 구성이 되어 있다.
부부 사이의 얘기는 워낙 독특한 커플이다 보니 정말 시트콤 수준. 실제라기 보다는 픽션처럼 느껴지는 말 그대로 코믹 만담이다. 대한민국 1% 미만인 부부라고 할까. 정말 저 둘이 만났기에 살지 둘 다 다른 사람을 만났으면 무리없는 결혼생활은 조금 어렵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마지막 챕터인 작가로서 겪는 에피소드들을 보면서는 본인들은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나름 여유로운 저 바닥이 부럽다는 생각이 솔솔... 같은 글쟁이지만 우리 바닥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펑크와 여유다. 저런 잠적이 한번 정도는 가능할지 몰라도 김수현이나 김옥영 작가 정도의 대장급이 아닌 이상 은퇴를 결심하지 않고는 2번은 절대 못할 소위 만행 수준이다. 다른 동네 작가들의 일상을 구경하는 스토커질도 생각지 못한 즐거움이었다.
이런 삶을 사는 사람들도 있구나 구경하는 약간의 관음증적인 충족 + 21세기형 만담을 보는 재미가 어우러진 글.
비행기에서 읽겠다고 동생이 중국으로 갖고 갔는데 재미있게 읽긴 했지만 좌백이란 남편이 불쌍하다는 코멘트를 했다. ㅋㅋ
책/기타
부부만담: 아내로부터 살아남는 방법 - 정치적으로 올바르고 공정할 뻔한 부부생활 지침서
좌백 | 파란미디어 | 2007.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