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잡설

대전 빵

by choco 2023. 5. 21.

동생이 탄 택시 기사분께 들은 얘기인데 이런 구전은 사라지기 전에 기록을 해둬야하지 싶어서 내가 대신 기록. 

주말에 동생이 대전으로 이사 간 옛 직장 상사의 집에 같이 일했던 사람들과 놀러갔음. 

대전역에서 신시가지 쪽에 있는 그분 댁으로 택시를 타고 가면서 아마도 돌아갈 때 성심당에서 빵을 사야겠다는 대화를 나눈 모양인데 그걸 듣던 (대전 토박이라는) 택시 기사분이 썰을 푸시기 시작. 

성심당 빵은 맛도 없는데 왜 사람들이 그렇게 사먹는지 모르겠다.  (이건 대전 사는 사람들에겐 열에 일고여덟은 하는 얘기라 새로울 것 없다. ^^  나도 우리 동네 맛집이라고 오는 사람들 보면서 맛도 없는 거 왜 멀리서 비싼 돈 주고 먹으러 오냐고 하니까 피장파장) 

여기부터가 토박이만 아는 내용.  성심당은 예전엔 별볼일 없었고 본래 대전에는 태극당이 유명했다.  (서울 태극당과 다른 곳?  이건 교차 검증이나 조사 필요)  근데 학교 급식으로 들어가던 빵으로 식중독이 발생해서 다 계약 해지되면서 사세가 확 줄고 해고된 직원들이 성심당으로 옮겨 취직.  그때부터 성심당 빵이 맛있어지고 다양해지기 시작했다.  태극당이 훨씬 유명하고 맛있었다. 

튀김 소보로는 기름만 줄줄 흐르고 맛도 없고 크게 인기도 없었는데 무슨 와인 동호회에서 와인 안주로 끝내준다는 얘기를 하면서 그게 확 퍼져서 갑자기 폭발해 외지인들이 너도나도 다 사먹고 유명해졌다.  (여기엔 살짝 동감하는 게 난 튀소랑 부추빵 딱히 안 좋아함.  있으면 반개 먹는 정도. 이건 튀긴 거 그닥 좋아하는 않는 내 식성 문제도 있는듯. 대전에 사는 언니를 둔 내 친구도 언니가 올 때마다 성심당 튀소랑 부추빵 사오는 거 제발 사오지 말라고 맛 없어 안 먹는다고 했다 함.) 

진짜 맛있는 빵집은 어디고 어디고~ 하는데 문제는 이 기사님은 내 스타일인지 고유 명사를 잘 기억하지 않으심.  그냥 어느 동네에 무슨 빵집이 있는데 무슨 빵이 맛있고 (근데 이 빵 이름도 기억 안 하심.  돌돌 말린 게 맛있다 이런 식. ㅎㅎ;;;;)  청와대에서 일하던 사람이 내려와서 차린 빵집이 제일 맛있다는데 이 빵집은 검색이 안 된다.  대전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함.  그리고 대전 현충원 근처에 소금빵이랑 에그 타르트 맛있다는 빵집은 어찌어찌 검색해서, 마침 현충원에 모신 아버지 성묘 간 동생 지인이 사왔음.  아직 안 먹어봤으니 기대~  

이렇게 빵집과 빵에 대한 썰을 좔좔좔 풀어주신 이 기사님은 본인은 빵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로 수미쌍관. ㅋㅋㅋㅋㅋ  근데 본인의 주장과 달리 엄청 좋아하는 것 같으신데?  뭐든 일단 후려치고 시작하는 울 부친 스타일로 짐작된다.  내가 직접 들었으면 질문을 통해서 좀 더 많은 정보를 끌어냈지만 대화를 좋아하지 않는 동생은 듣기만 했고 내게 옮겨준 얘기는 대충 이 정도.  

그냥 흘려버리기엔 아까워서 아직 생생할 때 내가 대신 기록.  이 택시 기사님이 대전과 그 인근 빵집을 주제로 한 페북이나 인스타, 혹은 트위터 하시면 엄청난 인플루에선가 될 것 같은데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