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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예술

프리다 칼로 - 전설이된 예술가의 인생과 사랑

by choco 2023. 7. 14.





반나 빈치 |  이현경 옮김 | 미메시스    2023.7.4~8

 

오래 전에 동생이 무슨 전시회에 가서 사온 책인데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다가 수년이 훌쩍 지났다.  (요즘은 왜 이렇게 세월이 빠른지. ㅠㅠ)   딱히 끌리는 책도 없고 해서 밀린 숙제를 하는 기분으로 펼쳤다가 아주 즐거운 아침 나절을 며칠 간 보냈다. 

젊은 때 교통사고로 척추를 다쳤고, 멕시코의 화가이고, 엄청난 바람둥이인 남편 디에고 리베라 때문에 고통 받았고, 굉장히 파격적인 그림을 그렸던 화가다.  이 정도로만 알고 있었던 프리다 칼로의 생애를 반나 빈치는 -유럽 특유의 만화체로- 세밀하면서도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독일계 유태인이었던 아버지와 멕시코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고, 공산주의자이자 사회주의자였고, 디에고 리베라의 바람기에 고통받기는 했지만 착하게 그를 기다리는 어리고 예쁜 아내는 아니었던 걸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음.  트로츠키 등이 포함된 수많은 남성 편력을 진심으로 응원했다. 그러나 이런 몸부림에도 불구하고... 리베라라는, 전형적인(+ 못생기기까지 한) 나쁜 남자에게 헤어나오지 못 해 인생 망치는 똑똑하고 잘난 딸을 지켜보며 가슴을 치는 부모의 심정이었다.   

그 고통이 예술에 녹아내려 우리가 보는 프리다 칼로의 그림으로 완성됐지만 프리다 칼로  정도라면 행복했어도 충분히 예술사에 길이 남을 아름다운 그림을 넘치도록 남겼을 거라고 확신함. 

프리다 칼로와 죽음과의 대화 형식으로 전체를 끌어간 건 꽤 괜찮은 시도였던 것 같다.  초반엔 죽음의 정체가 드러나지 않고 그냥 친구와의 대화였다가 중간에 죽음이 나타날 때 작지만 '아~'하게 되는 소소한 재미가 있었음.  

 

덧.

이상성욕 수준으로 아랫도리를 굴리던 리베라가 고환암에 걸렸을 때 성기 절단 안 하려고 뭄부림 치는 부분을 보면서 아주 작게나마 인과응보를 느꼈음.  ㅎㅎ 그러나 그의 업보에 비해선 너무 소소하긴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