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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이대엽, 아수라, 성남 아트센터

by choco 2024. 2. 20.

이재명에게 특별한 호감은 없지만 이대엽이 싼 똥을 뒤집어 쓰고 아수라의 모델이라고 호도되는 건 팩트를 추구하는 (현재 개점휴업 상태긴 하지만. ^^) 다큐멘터리 작가적 입장에서 넘어가기 힘든 관계로 잠깐 시간 나는 김에 이대엽이 싼 똥 중에 내가 명확하게 아는 거 하나만 끄적.  이건 기억이 더 흐려지기 전에 내 스스로를 위한 기록이기도 하다. 

이명박이 세종문화회관 리모델링한다고 일 벌여서 거~하게 탈탈 털어먹고 챙기는 걸 보고 감명 받았는데 돈 좀 있는 (혹은 없더라도) 지자체에서 우후죽순 공연장을 만들던 시절이었다.  그때 성남에서도 아트센터를 삐까뻔쩍하게 건설하기 시작했는데 문제는 공연장에 대한 이해가 하~~~나~~~도 없는 업자들만 모였다는 거. 

다목적 공연장은 무대 장치나 장비의 반입을 위해서 지게차가 자유롭게 드나들 수준의 커다란 입구와 통로가 필요하다. 그런데 그냥 뚝딱거리는 건물만 지은 업자들이 모인 성남아트센터는 설계에서도 반영이 안 되었고 건설 과정에서도 아무도 그걸 챙길 생각 자체를 못함.  

당시 친하던 (박사 과정) 지인의 교수님이 뒤늦게 급조한 자문단에 포함이 되셔서 내 지인이 포함된 제자들을 이끌고 체크를 하셨는데 그때 공연장 진입 문제를 발견함. 교수님 포함 한두 분이 이 심각한 상황을 깨닫고 급하게 지적을 하셨으나 성남시장을 포함해서 업자, 공무원 그 누구도 그게 무슨 소린지 못 알아먹었는지 아니면 알고도 무시했는지 들어먹지를 않음. 

그대로 진행되면 성남아트센터는 이름만 아트센터이지 소소한 음악 공연이나 행사를 제외한, 뮤지컬, 발레, 오페라, 오케스트라 등등 큰 세트가 필요한 공연은 불가능한 상황.  그대로 손 털고 난 모르겠소! 해도 될 상황이었지만 다행히 그 지인의 교수님을 포함한 자문위원들이 잽싸게 성남시는 포기하고 의회쪽에 줄을 대어 그 문제를 강하게 어필.  하늘이 도와서 그게 뭔 소린지 알아먹는 사람들이 의회에는 있어서 급하게 설계 변경되고 어찌어찌 통로를 뚫었다는 소소한 해피엔딩인데...

개관공연 때 갔던 성남아트센터는 객석 층간 높이가 하나도 고려되지 않아서 앞에 나처럼 왜소한 성인이 앉아도 시야 간섭이 일어났다.  음향은 말 할 것도 없고.  로비만 삐까뻔적한 완전 실패작. 

보이는 쪽이 이 정도면 공연자들의 동선이며 편의는 더 개판일 확률이 무지하게 높지만 그건 공연 관계자와 직접 대화한 적이 없으니 패스. 

얼마나 해먹었는지는 그들만이 아는 것이고... 최근에 좌석 등 불편한 부분에 대한 리모델링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거기 공연 갈 때는 무조건 제일 앞자리를 예매한다.  

아마 슈트트가르르 발레단의 말괄량이 길들이기였가?  강수진 씨의 공연 커튼콜 때 이대엽이 흰 턱시도 입고 등장했던 것도 기억나네.  1990년대 결혼식 때 유행했던 흰 턱시도를 입고 등장한 배 나온 아저씨는 아름다운 발레로 정화된 눈에 어마어마한 시각 테러였다.  흰 턱시도 입은 늙은 아저씨가  꽃다발 바치는 퍼포먼스는 뇌가 저장을 거부했는지 고맙게도 자세한 상황은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