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짐 공약 보면 민주당에서 나온 게 좀 먹힌다 싶으면 그대로 카피 + 뭔가 좀 보태서 마구 지르고 있는 걸 (예: 경로당 주 7일 점심 등등) 보면서 떠오르는 어린 시절 웃긴 사건 하나.
중학교 2학년 즈음으로 기억하는데, 기말고사 체육 이론 시험에 '야구에서 투수와 포수를 묶어서 뭐라고 부르나?' 란 문제가 나왔다.
때는 80년대 초반, 전두환의 3S 정책으로 막 프로야구가 출범하서 4개 채널 중 3개가 주말에는 프로야구로 도배되던 시대였다. 다들 강제 시청을 하고 또 팬층도 마구 늘어나던 때니 이건 체육선생님이 그냥 점수를 주기 위해 내준 문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정답은 배터리. 야구 팬이던 나는 씩~ 웃으면서 일필휘지를 갈겼음. 당시 해설자나 아나운서들은 빳데리, 빠떼리 하고 부르는 경우가 대다수라서 약간의 갑론을박 끝에 빳떼리 류까지는 인정을 해줬다.
그런데 100%컨닝이라고 모두가 확신하는 희대의 오답이 출현한다. 건전지 🤣🤣🤣🤣🤣 컨닝을 하는 과정에서 아마도 빳떼리, 혹은 빳데리는 잘못된 표현이니 나름대로 정답을 쓴다는 게 너무 나갔던 모양.
우리 시절 어느 학교나 그렇듯, 남자 체육선생님은 학주. 일명 미친 DOG로 불렸던 당시 학주쌤의 평소 행태라면 그 건전지의 주인공은 어마무시한 갈굼과 타작의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데 학주가 너무 웃겨서 혼을 못 냈다. 대신 이 오답을 수업하는 각 반마다 널리 알려 효수하는 걸로 사건 마무리. 건전지는 우리가 졸업할 때까지 학교의 전설이었다. 아마 우리 학년에서 투수와 포수를 묶어서 뭘로 부르는지 잊은 사람은 없을듯.
각설하고, 요즘 국짐의 공약 퍼레이드를 보면 중학교 2학년 때의 그 배를 잡았던 기억이 자꾸 소환되고 있음. 저런 것들을 누가 찍었는지 싸잡아서 욕이 나옴.
잡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