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종사자와 시스템 관련 4번째 책. 한권만 빼고는 다 돈 쓴 보람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V 도박하는 심정으로 대충 리뷰와 책소개만 보고 지른 것 치고는 상당히 성공적인 선택이이라고 해줘도 될듯.
세명의 기자들이 변호사 집단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비전에 대해 해외 사례와 비교해서 심층 취재한 내용. 많은 기자들이 확인을 얼마나 잘 안 하고 내키는대로 대충 쓰는지를 너무나 자주 봤기 때문에 이 내용이 얼마나 사실이고 정확한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 변호사라는 집단의 형성과 속성에 대해 잘 모르는 무식쟁이의 입장에서 그냥 볼 때 모처럼 기자다운 심층 취재라고 칭찬을 해주고 싶다. 앉아서 보도자료를 받아 뭉뚱그린, 때때로 고유명사마저 틀리는 그런 허접쓰레기 찌라시가 아니라 발로 뛰었고 또 다양한 사례와 최신 외국 자료를 조사했다는 노력의 흔적이 보인다.
그리고 이런 취재에 꼭 필요한 사실에 더해서 책에 필요한 시각이란 것도 갖고 있고 조합된 것일망정 방향성도 갖고 있는 그런 내용이다.
특히 법률 서비스 개방과 로스쿨 도입으로 천지개벽이 일어날 한국 법률 시장이 어떤 대응을 해 나가야하는지에 대해 공감 가는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점수를 높이 주고 싶다. 변호사를 꿈꾸거나 한국 법률시장의 미래에 대한 프로그램이나 취재 같은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한번쯤 읽어보면 좋겠다고 느껴진다.
고개 뻣뻣이 세우고 대접받던 변호사나 기존 법률가들 입장에선 입맛이 쓰겠지만 변호사들이 늘어나는 건 나 같은 서민 입장에선 환영할 일이다. 사법고시 합격자 1000명 시대가 아니었으면 어디 나 같은 사람이 변호사 사무실 통해서 내용증명 날리고 가압류 신청하고 하겠냐. 다 함께 잘 살자는 의미에서... 괜히 머리 쥐어뜯고 혼자 싸우지 말고 전문가에게 돈 쪼끔 주고 속편히 맡기라고 주변에 열심히 광고까지 해주고 있다. ㅋㅋ
그리고 내 개인적으로는 열심히 서핑을 해야할 정보들이 책 한권에 엑기스처럼 모여있기 때문에 일거리를 덜었다. ^^ 아주 괜찮은 선택이었다고나 할까.
법률 관련으로 지른 마지막 책을 읽고 있는데 그것도 괜찮은 편이고 또 많이 건지고 있음. 납작 눌린 종이인형 같았던 나의 다음번 남주가 입체화된 형상으로 슬슬 살아나는 것 같아 기쁘군~
책/인문(국내)
변호사 해? 말어?
이규진, 이병관, 이재철 | 고려원북스 | 2007.3.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