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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잡다

경남 지역 일부의 쌀부침개 떡국

by choco 2025. 3. 18.

먹어본 세대가 떠나면 사라질 확률이 아주 높은 음식이라 기록. 

몇 달 전인가 트위터(X라고 바뀌었지만 그냥 트위터로 부름)에 떡국에 관한 글이 주루룩 떴던 적이 있었다. 

그중에 경남 출신인 한분이 얇게 부침개처럼 떡을 구워서 그걸로 끓인 떡국을 얘기했고 나 포함 다들 신기해 했었다. 
경남, 정확히 말하면 부산 출신인 우리 외할머니는 얇게 부쳐낸 쌀가루 부침개에 설탕이나 꿀을 뿌려서 간식이나 아침으로 주셨는데 그것의 변형이 아닐까 생각을 했었다.  그렇게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뒤 잊었던 그 쌀부침개 떡국을 지난 주말에 부친에게서 들었음. 

부친이 어릴 때 잘 사는 큰 집(우리 할아버지는 분가한 차남이고 그 시대가 다 그렇듯 재산과 부모님 봉양은 장남에게 몰빵)에 놀러가면 겨울에 솥뚜껑에 쌀가루를 부침개처럼 얇게 부친 뒤 그걸 썰어 떡국을 끓여줬다고 한다.  내게는 증조부모님, 부친에게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그 떡국을 아주 좋아하셨고, 이에 물컹하니 달라붙는 그 식감이 부친은 싫었다고 하심.  당시 서열 끄트머리 중의 끄트머리인 부친에게 음식에 대한 발언권이 있을 리가 없으니 어르신들이 살아계신 동안에는 그 떡국이 우리 친가의 주류 떡국이었지 싶다. 이가 안 좋은 어른들에겐 그 떡국이 드시기도 좋았겠다 싶음. 

여하튼, 경남 김해와 그 인근에서 먹었을 이 쌀부침개 떡국은 만들기도 귀찮고 대단한 매력도 없으니 거의 사라졌고 특별한 반전이 없는 한 이렇게 일부의 기억 속에서 구전되다가 사라질 확률이 높은듯.  그래도 미시사적으로는 꽤 중요한 구전이지 싶어서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