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필요없다는 걸 알긴 하지만 바쁘지도 않으니 이럴 때 서비스차 한번 나가주자 + 시원한 사무실 에어컨 아래에서 피서나 하자는 마음 반으로 회의에 나갔다.
이 감독과는 서로 정치성향이 비슷하다보니 앉으면 수다. 회의는 한 15분 했나? 그리고 1시간 동안 대선주자들을 씹고, 차기 나오려고 준비하는 우리가 겪은 수많은 돌쇠와 용팔이 양아치들을 씹다가 밥을 얻어먹고 왔다.
원고료 대비 사람을 좀 너무 귀찮게 하는 감이 없잖아 있지만 대화가 통하니 짜증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요즘 애들과 대화를 할 때는 통역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무럭무럭. -_-;
방학이라 할일이 없이 주리를 트는지 불펌파일의 숫자가 학기중과 비할 바가 아니다. 얘네들을 모조리 경찰서로 가서 집어넣기엔 나도 너무 바쁘고 또 내 프린터의 잉크와 종이들이 불쌍해서 일단 경고를 해 삭제와 함께 사과문을 올리는 애들은 봐주는 걸로 방향을 잡고 있다.
그런데. 불펌파일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리나는 그 간단한 요구사항조차 못 알아듣고 쪽지를 벌써 5번 이상 교환하고 있는 바보가 하나 있음. ㅠ.ㅠ 차라리 씹으면 나도 속편히 경찰서에 집어넣을텐데 씹지는 않으나 절대 시키는대로 못하고 있다.
대답해주기 피곤해서 오늘 온 쪽지는 열어보지 않고 내가 씹고 있음. (역시 난 교사가 되지 않길 잘 했다)
이제는 쟤가 국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바보가 아니라 고도의 술수로 나를 놀리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고 있다.
내가 무슨 심오한 글을 쓰는 글쟁이도 아니고 내 글쓰기는 철저하게 초등하교 5학년의 눈높이에 맞춰서 훈련이 되어 있다는 자부심이 흔들리고 있음. ㅠ.ㅠ
말귀 절대로 못 알아듣는 슈주빠순이들한테 악플을 달아선 안된다고 알려주며 혼내고 있는 연아갤 사람들이 정말로 존경스러움. 일촌거부한 게 아니라고 신문에 뜬게 언제인데 아직도 감히 일촌거부했다고 팔팔 뛰고, 슈주와 함께 연아양도 방송정지 먹었다 (--;;;; )는 약과. 빠순이들 중에선 연아양이 성형수술을 해서 출전정지 먹었다고 알고있는 애까지 있더라.
그게 언제적 펜싱선수의 사건인데... --;;; 요즘 논술교육 때문에 애들 책이랑 신문 열심히 읽는다고 하던데 쟤네들은 한글이나 제대로 쓸 줄 아나 궁금. 하긴 써놓은 글이라는 거 보면 띄어쓰기는 고사하고 맞춤법도 제대로 쓰는 애들이 없더라.
우리 세대를 보면서 우리 부모님 세대도 이렇게 암담했을까? 외국인도 아니고 외계인과 대화하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