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옥 | 살림 | 2007.10.21
이 살림 시리즈의 책은 내용도 괜찮지만 3천원 내외의 가격 때문에 무료배송이나 적립금을 받는 그 어정쩡한 액수에 걸렸을 때 액수를 채워주는 역할로 정말 딱이다.
이 번역과 일본의 근대 역시 좀 더 오랫동안 내 보관함에 있을 운명이었지만 추가 적립금에 눈이 멀어 장바구니로 이동.
책에 대한 느낌은... 뭐랄까. 좀 살림 문고 치고는 딱딱하다? 요약 다이제스트본이라기 보다는 두툼한 책의 한 챕터를 읽은 느낌이다. 좀 시작도 결론도 없이 몸통만 만난 그런 기분. 굉장히 아는 것도 많고 식견도 있는 저자이나 제목과 어울리게 묶는 그런 가벼운 정리는 좀 덜 한 것 같다.
그래도 한국어 안에 살아있는, 일본에서 건너온 해외 번역어에 대한 인식을 하게 된 계기가 됐고 또 이 얇은 책의 뒤편에 일종의 서비스 편이랄까, 그림으로 보는 메이지의 풍경 부분은 아주 흥미로웠다. 긴 글보다는 이런 류의 만평이나 그림이 오히려 100년 뒤에는 더 많은 걸 보여주고 전달해주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음.
책의 질과 내용이 좀 들쑥날쑥한 감이 있지만 대체로 좋은 기획을 하는 시리즈라 오래 나와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