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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을 한번 끄적여봐야겠다고 생각했던 글.
내게 현지원= 신파이다.
위의 평가는 욕이 아니다. ^^;;;; 내게 칼을 마구 휘두르는 카리스마 남주= 이지환, 싸가지 바가지지만 역시나 칼을 휘두르는 남주= 이상원. 이런 식인 것처럼 현지원씨는 미워도 다시 한번 류의 신파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작가이다. 한마디로 신파가 땡길 때는 믿고 찾는 확실한 그녀의 브랜드라고 할까나... 이건 굳이 나뿐 아니라 그녀의 로설을 찾는 많은 사람들에게도 비슷한 것 같다.
그래서 코믹한 학원물을 표방한 이번 로설을 봐야하나 말아야 하나 조금은 망설였는데... 보통 나오고 한달 정도는 알현하기 힘든 그녀의 신간이 내가 간 날 대여점에 떡~하니 있기에 냉큼 집어왔다.
사설은 이제 생략.
과연? 이라는 의구심을 품은게 쬐끔 미안할 정도로 기대보다는 확실히 자신의 기존 분위기를 확 날렸다. 내가 저 나이 때 읽었다면 샘이 나서 밤잠을 설쳤겠다 싶을 정도로 남주와 여주가 나름 귀여웠다. 변신에 성공했다는 점에선 박수.
1권까지는 페이지를 확확 넘기면서 재밌게 봤는데 2권부터는 앞서 내용의 반복되는 느낌이랄까. 쓸데없는 오해 상황이 계속되고 어쩌고 하면서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 1권에 비해 2권의 만족도는 좀 확 내려갔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꼬이는 오해나 이건 삽질하는 스토리를 무지 싫어하는 내 성향 탓이 제일 클듯.
어릴 때부터 여주를 키우는(?) 왕싸가지 남주와 어리버리 끌려가는 여주의 얘기는 백로의 까마귀를 시작으로 물론 원조는 천생연분이라고 하는데 그건 보다가 말았다. 엄청난 호평에 잡았는데 이상하게 나한테는 재미가 없었음. 너는 내 인생의 걸림돌이야에 이어 세번째인데....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있겠지만 재미는 다 고만고만. 욕하면서 끌리는 카리스마는 역시 백로. ^^;;;;
누가 재밌었냐고 물어본다면 한번 보라고 권하겠고, 또 속편으로 예고된 육아일기가 나온다면 그것도 당연히 찾아서 보겠지만 난 소장까지는 안하기로 했다.
작품과 크게 상관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지만 거슬렸던 딴지 두 개만. 이건 작가보다 편집에 대한 구시렁이 될듯.
서율 등 기존의 대학을 이름만 약간 바꿔서 놨지만 대충 어딘지 누구나 확연히 아는 곳이라면 설정도 좀 연구를 했어야 하지 않을까. 과나 주차 관련 등은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고 치고... 걸렸던 것은 위치. 문제의 서율 대학을 양재동이나 삼성동쯤으로 확실히 위치를 박아놓거나 아니면 주인공 부부가 분가해 나가는 동네를 다른 곳으로 옮기거나, 그것도 아니면 학교 가까운 곳으로 분가시킨다는 설정을 바꿔줬어야지 싶다. 묘사되는 서율대로 추정되는 대학이 있는 동네는 본가인 한남동에서 더 가깝다. ^^;
조금 자주 발견되는 오타가 책의 완성도와 몰입을 자꾸 방해. 이 작가의 작품에서 계속 발견되던, 오타가 아닌 잘못 알고 있는 것 같던 고질적인 맞춤법 문제는 청실홍실에선 놀랄 정도로 많이 사라졌다. 하지만 편집부에서 잡아줘야할 오타들은 여전히 산재. 교정을 안보는 것 같지는 않은데 교정작가가 별로 꼼꼼하진 않은듯. 사소한 것들이 아쉬웠다.
여하튼 꿀꿀할 때 읽고 기분전환하기 딱 좋은 책이다. 나름대로 성공적인 변신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