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 때 엄청나게 잡아내는 걸 보고 지화자~ 하면서도 설마 계속 이럴까? 하는 마음이 컸는데 1차 만큼은 아니지만 -일본 심판이 테크니컬로 있어서는 아닐 거라고 믿고 싶다. -_-^- 그래도 잡아줄 만큼은 잡아줬으니 이대로만 정착된다면~하는 기대는 조금 갖게 한다. 하지만 유카리의 트리플 액셀은 정말 납득 불가능.
다카하시를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재미없었던 SA 와 달리 이번 대회는 소위 재발견 내지 기대충족의 장이어서 해피~
가장 만족스러운 건 작년부터 싹수를 보였던 버추&모이어. 작년에도 참 예쁘고 눈에 띄는 스케이팅을 했는데 올해는 그야말로 일취월장. 일본애들 발음을 빌려오자면 정말 레베루가 다르다. 근 몇년만에 아이스댄스를 보면서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고 하면 설명이 될까? 80-90년대 소위 레전드들의 계보를 이어주지 않을까 정말 기대 만빵이다. 보통 20대 후반이 되어서 물이 오르기 시작하는 아이스댄싱의 특성상 이제 겨우 18살, 20살인 이 커플에게 기대가 팡팡.
남싱은 쥬베르의 재발견. 이 총각이 이렇게 멋있어질 줄이야. 초 형이상학적인 포스트모더니즘의 아스트랄한 패션으로 기 한번 막히게 하고 그저 점프나 팡팡 뛰는 사이보그 같던 총각도 이제 물이 슬슬 오르는 모양이다. 쇼트를 보면서 내내 오잉~ 멋져~를 연발. 그리고 올해는 예년에 비해 상당히 인간계에 가까워진 패션을 보여주셔서 더 집중할 수 있었음. 프리는 좀 말아드셨는데 다음번에는 더 잘 하겠지. 근데... 플립 점프는 2개 다 E 판정을 받았다. 본래 문제가 있긴 했지만 정말 가차없네. 랑비나 다카하시랑 제대로 붙을 때 이게 메달색깔을 바꿀 수도 있을 것 같다.
제프리는... ㅠ.ㅠ 그게 당신 실력이 아니라는 걸 난 알고 있다오. 다음 시리즈에서는 꼭 본래 실력을 발휘해서 파이널 때 볼 수 있기를.
페어는... -_-;;; SA 때 그 러시아 팀을 기대해보기로.
여자 싱글은 치터로 특히 한국팬들에게 악명이 있는 마오가 아무래도 관심의 촛점이 될 수 밖에 없겠다. 그동안은 치팅으로 뛰는 점프에 대해 전혀 터치가 되지 않고 오히려 가산점 듬뿍 받아가는 것때문에 나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깎일 걸 그럭저럭 깎이니 그런 감정없이 덤덤하게 그녀의 경기를 보게 된다.
이 선수는 정말 쇼팽이 딱이다. 쇼트곡은 좀 에러인듯. 쇼팽이나 모차르트처럼 잔잔하니 반짝반짝하는 곡을 하면 그 자체에 실려서 빛이 날텐데... 엄마 옷을 몰래 훔쳐입고 나온 10대 같다고 할까? 왜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으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문제는 많아도 매력적인 스케이터라는 걸 새삼 인정하게 됨. 엣지는 얕아도 그걸 그다지 느끼지 못하게 해주는 부드러움과 스킬이 있다. 경기 의상 디자이너가 은근 안티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여하튼 애 자체는 예쁘고 귀엽기도 하고. ^^ PCS가 좀 퍼준 감이 있다는 건 인정하지만 뭐... PCS야 이름값이라는 건 모두 인정하는 고로... 별 이변이 없는 한 프랑스 대회 때도 포디움에 설 테고 진정한 평가는 파이널 때나 가능하겠지.
4자 건 8자건 회전수 채우고 랜딩 제대로 하면 점수는 주는 거니까 유카리의 4자 다리에 대한 언급은 자제하겠지만 그 트리플 액셀. 어떻게 다운그레이드되지 않고 인정을 받았는지 불가사의. 정말 재팬머니라는 게 존재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정말 아쉬웠던 건 조애니 로세트. 쇼트 프로그램 차선생 콘체르토는 정말 그녀의 맞춤옷 같은 프로그램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유카리보다 PCS가 덜 나올 수 있는 거지? 프리 프로그램에서 시퀀스 하나가 망하지만 않았어도 2위는 할 수 있었는데. 정말 두고두고 아쉽다. 다음 시리즈에서 꼭 만회를 해서 파이널에 들어오면 좋겠다. 정말 박력있고 멋진 스케이팅이었음.
에밀리 휴즈에 대해서도 뭐라뭐라 하던데 솔직히 내게는 비호감이라. 쇼트 때 깜짝 1위를 했다가 프리 때 완전히 말아먹은 로라 레피스토가 하룻밤 신데렐라로 끝날지 아니면 꾸준히 중상위권을 치고 올라올지도 관심을 가지게 될 것 같다.
이번 주에는 컵 오브 차이나로군. 김연아에 카로에 수구리에... 재밌겠다. 그리고 랑비와 조니. 행복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