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선비가 과거 시험을 치르기 위해 무이산을 지나가다 병이 생겨 사경을 헤매게 되었다. 그러자 근처 사찰의 한 스님이 원숭이를 시켜 절벽에 있는 찻잎을 따오게 해서 차를 달여서 먹이자 병이 완쾌돼 무사히 과거를 볼 수 있게 되었다. 그 선비는 과거에 장원을 하였을 뿐 아니라 왕의 부마로 책봉되어 공주와 결혼하게 되었는데 신세를 진 부마는 은혜를 갚고자 스님을 찾아가 절을 새롭게 단장해 주었다.
어느 날 왕비가 병이 생겨 천하의 명의를 불러 치료를 하였으나 차도가 없어서 부마가 스님에게 차를 부탁해 왕비에게 먹였는데 역시 질병이 완쾌되었다. 이에 왕은 자신의 홍포를 벗어 나무위에 덮어 주었다. 그러나 한 나라의 왕이 둘이 될 수 없듯이 왕의 옷을 입은 차나무는 점점 말라 죽게 되었다. 이 사실을 안 부마가 홍포를 걷어내자 오색찬란한 빛이 생기고 차나무는 다시 살아났다고 한다.
맛이 깊고 향기가 진한 편이다.
이런 그럴듯한 얘기가 있으니 당연히 기대만빵.
필터잔에 마시려다가 주전자까지 내려서 우려줬다.
결론은 보통 우롱차와 조금은 다른 것 같은데 아주 다르다거나 특별한 건 모르겠다. 내 둔한 미각의 탓일 수도 있고 시음차로 딸려온 게 그저 그런 것이었을 수도 있겠지.
다르다는 얘기는 하겠지만 열심히 찾아서 마시지는 않을 것 같다. 동생이 저번에 청도 출장갔다오면서 사 온 차세트에도 우롱 대홍포가 있던데 나중에 그걸 한번 마셔봐야겠음. 브랜드에 따라 맛이 다르겠지.
아마드 아쌈은 예전에 홍차를 조금씩 교환하면서 딸려온 홍차.
한국에서 아마드 브랜드는 가격대비로 따질 때 절대 계산이 나오지 않는 고로 내가 절대 구입은 하지 않았을 홍차다. 그러나 딸려왔으니 당연히 마셔줘야 한다는 생각에 시음.
결론은 괜찮았다. 점잖으면서도 아쌈에 요구되는 바디감이 있었음. 천천히 우려도 떫거나 써지지 않는다는 게 특히 마음에 들었다. 토스트와 함께 티포원에 우려서 느긋하게 마셨는데 스트레이트, 밀크티 모두 마실만 했다.
그래도 품질 대비 너무 비싸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는 고로 -그 돈이면 트와이닝을 마시겠다- 이렇게 교환이나 얻어마시는 차로 남겨두기로 했음.
AKBAR (영어로 쓰기로 했다. -_-;;; 도저히 악바르를 아크바로 발음하진 못하겠음)의 잉글리쉬 브랙퍼스트도 딸려온 시음티. 부담없이 마시기에 좋겠다고 추천할만 하다. 모닝 홍차 특유의 강한 느낌은 좀 약하지만 구수하니 풍부한 감은 제대로 갖췄다.
트와이닝의 저가 시장을 대신해 들어온 본분을 잊지 않는 착한 가격에 칭찬해주고 싶을 만큼 착한 맛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