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먹고 마시기/술

EQUUS RESERVA CHARDONNAY 2004

by choco 2006. 4. 10.
마감을 끝내니 진이 빠져서 영양가 있는 글은 하나도 쓰기가 싫다.

그러면 책이라도 읽을 것이지 그것조차도 귀찮은 단계다. -_-;;;

빈둥거리다가 모처럼 와인 포스팅을 하나 해볼까 하고 앉았음.

EQUUS RESERVA CHARDONNAY 2004

어제 킹크랩과 함께 마신 화이트 와인이다. 들었다 놨다(?) 하면서 돈 아까워서 몇년 째 절대 에쿠스 자동차 못 사는 부친에게 자동차 대신 '에쿠스' 와인을 준비했다고 했다가 눈총 한번 받았음. ㅋㅋㅋㅋㅋ

단골 와인샵에서 매니저 언니의 강력 추천으로 28000원에 산 건데 본래 가격은 꽤 셌던 것 같다. 그때 세일 폭이 큰 와인 중에서 헤비하고 스트롱한 것으로 골라왔던 것으로 기억함.

내내 모셔뒀다가 메인이 킹크랩이란 이유로 선택. 갑각류란 놈들은 워낙에 맛이 강해서 와인이 약하면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고 물처럼 느껴진다. 그렇다고 너무 베리향이 강하거나 하면 또 맛을 죽이고... 와인을 택하기가 참 묘하게 까다로운 메인 디쉬가 그 종류라 실패가 상당히 많았는데 연말에 이어 성공~ (그때도 아마 50% 세일 와인이었던 것으로 기억됨. ^^;;;;)

갑각류 특유의 약간의 비린내를 와인이 완벽하게 잡아줘서 느끼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와인도 술술 넘어가고 게도 입에서 녹고... 완벽한 시너지 작용이라고 해야할까?

EQUUS RESERVA CHARDONNAY는 향이 아주 좋은 쪽에 속하는 와인은 아닌 것 같다. 병을 열자마자 코를 찌르는 밀짚향이나 꽃향이 확 퍼지는 와인이 있는 반면 얘는 잔에 부어도 그냥 '나 와인이야.' 정도. 그러나 혀에 대고 굴렸을 때의 묵직함이라니. 음식의 잡맛을 잡아주는데 정말 탁월.

화이트 와인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 동생에게서조차도 밸런스가 아주 좋다는 호평이 튀어나왔다.

평소 가격이 별로 착하지 않은 관계로 아주 가깝게 지내지는 못하겠지만, 가끔 착한 가격으로 몸을 낮출 때 잡아와서 새우나 게 종류를 먹을 때는 이 회사 제품을 종종 애용해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