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영 | 마야 | 2007.11.4~5
예전에 연록흔을 처음 잡았을 때 3권 다 읽느라 밤을 꼬박 샜던 경험이 있어서 과연 한권만 읽고 끝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어제 빡센 마감을 끝내고 잠시 나한테 상을 주는 의미로 쌓아놨던 것 중 한권을 허물어서 읽었다.
다행히 밤을 새면서 읽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건 내 의지의 산물이라기 보다는 재탕이라는 것 + 다음 권을 부르는 마력이 그렇게 강하지는 않았다.
아직 1권밖에 읽지 않은 상태라 속단해서 평가하긴 그렇지만 이 책은 독자가 뭘 원하느냐에 따라서 만족도의 편차가 좀 있을 것 같다. 이전 연록흔에서 담백한 감이 있었던 가륜과 연록흔과의 좀 더 자세하고 절절한 로맨스에 대한 묘사를 원하는 사람은 모험과 무협의 강화에 실망감을 느낄 것이다. 반대로 무협이나 판타지류를 즐기는 사람들은 옵니버스식으로 풀어나가는 편안한 모험담에 상당한 재미를 가져갈듯.
난 둘 다 즐기기는 한다. 하지만 얇은 3권에서 두툼한 5권으로 늘어난 새 책을 굳이 잡을 때는 아무래도 '로맨스'에 대한 기대가 더 크다고 고백을 해야할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1권의 만족도는 뭐 그냥그냥. 역시 연록흔이기는 하나 기대했던 크기는 아니었다 정도로 요약.
남은 책들을 읽어 나가면서 또 느낌이 달라지겠지.
그런데 한가지 거슬렸던 게 있다. 무협의 삘이겠지만 의성어가 너무 많아서 때때로 거슬린다.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공감각적인 자극을 주고 싶은 작가의 의도에는 공감하고 인정하지만 조금만 줄였다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