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분이 꼭 필요한 것이냐 아니면 일종의 서비스 챕터냐....
지금 쓰고 있는 글은... 어찌 보면 좀 모험이다. 기존 로설에서 잘 다루지 않던 시대와 배경을 갖고 있는데다가 시놉상으로 아주 긴 시간동안 진행되는 얘기이다.
물론 다른 장르나 순수소설에서 10년 정도는 우습다.
하지만 로설 장르에서는 환생 등등으로 수백, 수천년을 걸치거나 학창시절에서 성인으로 넘어가는 워프가 있지 않는 이상 거의 보지 못했던 세월의 길이. 그 시간을 어떻게 밀도있게 2권에 몰아넣을 수 있느냐, 그러면서 건조하지 않고 적당한 축축함을 줄 수 있느냐가 승부인 셈이다.
현재 쓰고 있는 챕터는 스토리의 큰 흐름에서 볼 때는 어찌 보면 빠져도 되는 곁다리 서비스 커트이다. 냉정하게 작품성만을 놓고 볼 때는 여기에 깔린 복선은 압축해서 다른 곳으로 넘기고 얘는 건너뛰어야 함이 마땅하다.
그러나 만약 그랬다가는 어떤 얘기들이 쏟아질지 환히 보인다. 너무 건조하다. 사건 위주로 가서 로설같지 않았다 등등. 읽을 사람의 의견에 별로 신경쓰는 타이프는 아니지만 내가 독자라는 입장에 서서 내 글을 판단할 때 넣어야 할 것은 넣는다.
문제는 독자인 나는 이게 반드시 필요해! 라고 하지만 작자인 나는 너무 서비스가 좋은 거 아니냐? 작품성을 위해 버릴 건 좀 버리자. 라고 속삭이고 있다는 것. 이럴 때는 쬐끔 머릿속이 복잡하다.
하긴... 따져보면 이건 고민을 위한 고민이다. 괜히 고상한 척 하고 싶은. ^^;;; 지금 이 순간 글 쓰는 사람으로 고민을 끄적이고 있긴 하지만 난 늘 그래왔듯 이 작은 고민을 훌훌 털고 팔리는 글을 써야한다는 내 철학에 충실하는 걸로 결론을 내겠지.
아무리 이게 취미라고 해도 흥행이 안 되는 건 기분이 나쁠듯.
그래도 독자인 내 취향에 맞춰서 타협할 수 있다는 것만 해도 다행이다. 내가 로설로 밥 벌어먹어야 했으면 이 정도 뻗대기도 못했을 테니까. 뭐라뭐라해도...
그런 점에서 내 밥벌이가 오래오래 지속되기를 다시 한번 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