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오컬트 관련이기도 했고. 일본 만화에서 자주 그려지는 그 환상적인 요괴의 세계를 좀 체계적인 학문으로 만나고 싶은 욕구도 있었다. 또 지금 몇달 째 손도 못대고 있는 글을 털고나면 써볼까 하는 얘기를 위해서 자료조사 목적도 있었고.
이 책에 대한 느낌은 전문적이고 학술적이기에는 좀 가벼운 겉핥기이고 재미있다고 말하기에는 또 반대로 그다지 흥미진진하지 않다. 소제목으로 붙인 생성원리와 문화산업적 기능 이라는 부분을 너무 많이 생각을 한걸까? 그런 부분이 딱히 와닿지도 않고 정보의 깊이가 현저히 약화되는 느낌.
한명의 저자가 일관성있게 주제를 풀어나가는 게 아니라 여러명의 저자들이 짧은 논문 형식으로 여러가지 얘기를 하는데 일본 요괴와 -간간히 한국의 요괴종류들도 포함해서- 다양한 시각과 주제를 만나는 즐거움은 있지만 구슬이 꿰어진 느낌이 들지 않는다.
차라리 그냥 '일본의 요괴문화' 라고 넓고 빠져나가기 쉬운 틀을 정해놓고 글을 모으는 게 나을 뻔 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일본 요괴의 초보자에게는 기본적인 구획 구분은 가능하도록 해줬으니까... 이제 일본 오컬트 만화를 볼 때 유래와 분류 구분은 되겠군. 그리고 긴따로의 유래를 확실하게 알았다는 것도 내 개인적으로는 예상치 못한 수확이라면 수확이다.
이 책을 통해 일본 요괴문화에 대해 이해할 거라는 기대는 좀 어렵지만 현대 사회에 잔존하고 상업적으로 발전한 일본 요괴들과 대표적인 요괴들에 대한 정보 획득은 가능하다. 몇몇 특별한 예외를 제외하고는 아무래도 자국 문화는 자국 연구자들이 가장 심도깊은 소개와 연구를 하는 것 같다. 한국인이 바라보고 연구한 일본 요괴문화 개요라고 보면 될듯.
책/인문(국외)
일본의 요괴문화 - 그 생성원리와 문화산업적 기능
중앙대학교한일문화연구원 (엮은이) | 한누리미디어 | ?-2008.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