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워서 체중계에 올라가고 있지 않지만 몸으로 느껴지는 게 대충 1-2kg은 불은 것 같다. 1.8kg 늘어난 부친은 평소 하던 자전거 타기에 더해서 오늘은 아침에 조깅까지 다녀오셨지만 나는... ^^;;; 오늘부터 풀만 먹으면서 콜레스테롤과 지방을 빼내야겠다.
살 빼는 건 빼는 거고 더 밀리기 전에 일단 마신 것들 정리를 좀 해봐야겠다. 여기 기록한 것보다 더 마셨지만 사진은 안 찍은 것도 있고 내가 마시지 않은 것들은 제외.
11월에 와인나라 장터에서 하나 사면 하나 더 주는 행사에서 구입한 것이다. 어느 게 원상품이고 어느게 끼워준 건기 기억은 잘 안나지만 싼맛에 산 거니까 둘 다 만원대거나 그 이하일 것으로 짐작된다.
두툼하니 상당히 드라이한 맛이어서 고기요리랑 잘 어울렸다. 호쾌하면서도 산뜻하니 풍미도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피니시가 짧아 좀 뚝 끊기는 감이 없잖아 있었지만 이 가격에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건 도둑놈 심보인 고로... 근데 침전물 정도가 아니라 포도껍질 같은 찌꺼기가 남았을 때는 조금 황당했다. ^^;
내가 사온 가격대비 괜찮았던 고로 싼 가격에 나온다면 재구입할 의사 있음.
작년 6월의 와인벼룩 아니면 11월의 와인장터에서 사온 것 같은데 정확히 어디서 산건지는 기억이 안 난다.
이날의 메뉴가 떡갈비라서 강한 양념의 풍미에 밀리지 않을 와인을 고르다 이걸 선택했다. 안전하긴 까베르네 소비뇽이지만 그건 너무 마셔서 좀 질린 감이 있어서. ^^
숨을 좀 쉬게 해주기 위해 1시간 정도 전에 열어놨는데 확실히 메독 품종은 디캔팅이 필요한 것 같다. 처음 병을 열고 맛을 봤을 때는 탄닌맛과 오크향이 굉장히 강했는데 1시간 뒤에 마실 즈음에는 탄닌맛이 거의 사라지고 풍미가 굉장히 동글동글한 쪽으로 변해 있었다.
풀바디가 아닐까 기대했는데 그 정도는 아니고 미디움에서 풀바디 중간 정도. 드라이하고 묵직한 맛은 좀 약하지만 전체적인 밸런스가 좋고 두툼한데다 오크와 베리향의 조화가 잘 맞아서 진한 양념에도 밀리지 않았다.
피니시에서 아주 은은하지만 바닐라나 캐러맬향이 느껴졌던 것도 같은데... 확실치는 않음. 메독치고는 부드러웠다는 기억을 해둬야할 것 같다.
가격이 괜찮다면 재구입 의사가 있음. 비쌌으면 내가 아예 사지도 않았을 테니까 가격 대비로는 괜찮다고 봐야할듯. ^^
사촌동생의 선물로 떡갈비 먹은 날 샤또 뚜르 세랑의 메독이 모자라서 추가로 더 뜯었다. 이 에쿠스 브랜드에서 나온 샤도네이 화이트 와인의 굉장히 드라이하니 맛있었기 때문에 무게감에 있어서 밀리지 않을 거라는 나름의 확신을 갖고 선택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예상대로 두툼하니 드라이한 맛. 근데 밸런스가 좀 맞지 않는 강렬함이다. 오크향과 탄닌맛은 엄청 강하지만 바디 자체는 살짝 빈약하다고 해야 하나? 고기랑 먹기에 나쁘지는 않구나라는 인상을 갖고 그날은 한잔만 마시고 닫아뒀다.
그리고 이틀인가 뒤에 나머지를 마시려고 열었는데 맛이 완전히 달라져 있다. 대패질을 하지 않은 것 같은 거칠거칠한 면이 매끈하게 다듬어져 니스칠까지 되어 있는 그런 느낌. 막 뜯어서 마셨을 때 전혀 느껴지지 않던 풍부한 과일향이 입안 가득해진다.
얘는 필히 디캔팅을 해서 마셔야겠다. 근데 이전에 마셨던 카르메네레 품종은 꽤 부드럽다는 느낌이었는데 얘는 까베르네 소비뇽에 가까운 분위기다. 어느 쪽이 주류일까?
작년 11월 와인나라 장터에서 구입한 와인. 본래 내가 스페인 와인을 좋아하는데다 할인률이 높아 가격도 착했지만 병이 예쁜 것도 구입 이유에 포함된다. ^^;
금요일에 피자랑 치킨 시켜서 먹을 때 곁들여 마시려고 뜯었다.
미디움 바디에 메를로 품종을 마시는 것처럼 아주 부드럽고 과일향이 풍부한, 진짜 '포도주'를 마시는 그런 느낌이다. 절대미각 내지 후각이 예민한 사람들은 다른 아로마나 부케를 감지했을 수도 있겠지만 내 입에는 정말 드물게 풍부한 각종 베리 풍미들이 입안 가득 들이차는 것처럼 느껴졌다.
동글동글하니 목넘김도 좋고 자극도 없고. 양념된 육류와 마셨다면 좀 밀렸을지도 모르겠지만 치즈 피자와는 서로 밀어내지도 밀리지도 않는, 아주 잘 어울리는 풍미의 와인이었다. 다른 안주 없이 와인만 마셔도 좋을 것 같고 과일이나 가벼운 치즈와 어울려도 궁합이 잘 맞을 친구.
지금 사진을 보니 도수가 꽤 높은 편에 속하는데 그렇게 부드러웠다니... 시음기록을 쓰면서도 희한하네. ^^ 병모양도 근사하고 맛도 무난하면서도 부드러워 선물해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