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윤정 | 동아일보사 | 2008. 1. ?
베이킹도 유행이 있기 때문에 새로 나오는 책을 꾸준히 봐줘야 한다는 지론을 가진 동생의 구입품이다. 보통 그런 책들은 눈요기나 데코레이션 아이디어를 얻는 정도로 활용하는데 이건 간단해 보여서 모처럼 베이킹을 하는 날 시도를 해봤다.
손이 많이 가고 복잡한 베이킹은 사 먹는 게 싸다는 지론을 갖고 있는 고로, 어떤 베이킹 책을 사던 간에 내가 시도하는 건 심플한 케이크와 파이, 쿠키 종류이다. 같은 파운드 케이크나 파이라도 책에 따라서 레시피가 조금씩 차이가 있고 맛도 다르다. 때문에 결국은 자기 입에 제일 맞고 편한 레시피를 선택하게 된다.
그렇게 고정된 입맛과 취향이 있는 가운데 뒤늦게 나온 이 책을 잡아서 그런지 몇가지 불만 사항이 눈에 띄었음. 일단 설탕과 버터 사용량이 일본이나 유럽 스타일 베이킹에 비해 높다. 가장 극단적인 예를 들어서 파이 시트의 경우는 내가 쓰던 기존 레시피의 정확히 5배 이상. 설탕도 50% 이상을 더 쓴다. 케이크도 전반적으로 설탕양이 많은 편. 이렇게 써서 맛의 현걱한 차이가 있다면 또 모르겠지만 내 입맛에는 좀 너무 달다는 생각이... 물론 이렇게 단 걸 더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을 테니까 맛에 대한 부분은 절대적인 평가를 내릴 수 없다는 건 인정한다.
본래 파이나 케이크란 것이 설탕과 버터를 떼어놓고 절대 생각할 수 없지만 조절이 가능한 홈베이킹에서는 맛의 차이가 심하지 않다면 아무래도 조금이라도 덜 쓰는 걸 선호할 수 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는 내게 박한 평가를 받았음.
내 취향적인 측면을 젖혀놓고 본다는 베이킹에 입문하는 초보자들이 차근차근 따라하기 괜찮은 책이다. 물론 아주 완전한 생초보는 약간의 시행착오를 거칠 수도 있겠음. 몇가지 시도해보지 않아서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제시된 분량을 그대로 했을 때 준비된 반죽이 남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는 걸 얘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