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잡설

오성기

by choco 2008. 4. 27.
어찌저찌해서 종로에 가게 되서 광화문과 시청을 지나는데 쫙 깔린 경찰을 보고 잠시 흠칫.  오늘 여기서 무슨 시위가 있나?  이러고 보는데 곳곳에 시뻘건 오성기가 깔려 있다.  

생각을 해보니 오늘 서울에서 성화가 지나가는 날이었다.  티베트 때문에 가는 곳마다 동원됐거나 자발적인 참여가 섞인 중국인들이 떼거지로 몰려나와 우리 잘 났다~ 건드리면 가만 두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살벌하게 풍긴다는 얘기를 듣긴 들었지만 듣던 것과 현장에서 직접 보는 그 위압감이랄까 느낌은 진짜 다르다.

쇼스타코비치가 한국에서 해금된 시기를 기억하고 (뭐... 소련도 할 말없다.  그 동네에서 텔레만을 자유롭게 연주하거나 들을 수 있게 된 건 90년대가 다 되어서니까) 공산국가의 국기는 책안에서라면 몰라도 절대 거리로 나올 수 없었던 시대를 걸쳐 살았던 세대인지라 서울 중심가를 메운 그 시뻘건 오성기는 상당히 섬찟했다.

이제 먹고 살만해져서 과거의 중화제국을 꿈꾸는 중국의 광기가 민족주의로 모아져 분출될 때 태풍을 고스란히 맞아야 하는 지정학적 위치와 역사를 가진 입장에서 티베트가 잘 되면 좋겠다.  저렇게 좌절되고 중국에 녹아버렸을 때 다음 차례는 우리가 될 확률이 너무나 높으니까.

그나저나 중국 펀드를 빼야하나 계속 가야 하나...  그것도 고민이군.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