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이메가의 5대 비전인지 뭔지를 홍보하는 일거리가 들어왔다.
2003년인가 2004년에 노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한나라당 완전히 망하기 직전에 최병렬 아저씨의 그 '구국의 단식투쟁'(ㅍㅎㅎㅎㅎ) 홍보 영상 의뢰 이후 최고의 코미디. (물론 안 했음.)
엄청 급하긴 한지, 5월 말까지 끝내야 하는 거라 급행료까지 붙어서 600. 나쁘지 않은 액수다.
총선 전날 한나라 찍으면 안 된다고 문자질까지 한 사이라 내 정치 성향을 뻔히 아는데도 연락을 한 걸 보면 엄청 급하긴 한 모양인데... 병든 부모님이 누워 계시고 내일 당장 먹을 게 없는 상황이라면 솔직히 장담 못하지만 600에 이력서에도 쓸 수 없는 전과기록을 더할 순 없지.
근데 저 5대 비전이라는 게 뭔지 갑자기 궁금해지네? 상황이 급하니 모여서 그동안 5대 비전이라는 걸 만든 모양이다. 대운하도 포함되어 있을 듯 한데 자료 구경 차원에서 한번 해본다고 할 걸 그랬나?
총선 끝나고 친한 감독이랑 우리 이러다 의보 민영화랑 대운하 공익광고나 홍보물 만들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면서 웃었는데 이 뻔한 바닥에서 돌고 돌아 나한테까지 올지도 모르겠군.
그나저나 보통 작가료는 실제작비의 5%에서 최대 7% 선으로 책정하는데 나한테 6백을 주겠다면 총제작비가 얼마란 소리야? 그게 다 세금일텐데... 지 돈 아니라고 아주 지X염X을 떠는구나. 정치적 신념이 일치하거나 아무 생각이 없는 사람은 모르겠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싫어하면서 맡는다면 머리 좀 아프겠다.
어쨌든 29만원 아저씨와 그의 죽마고우, 뽀골이, 이메가를 띄우는 일만큼은 절대 안 한다는 내 나름의 작은 신념이랄까 반항을 지킬 수 있도록 해주시는, 건강하게 아직도 열심히 일하시는 부친에게 감사.
근데 공정하게 얘기해서 이메가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게 딱 하나는 있다. 이메가 등극 이후 우리 부친이 나를 빨갱이라고 구박은 안 하신다. 그러나 굳이 그걸로 이메가에게 고마워하고 싶지는 않음. 출신 성분상 쉽지 않은 이성과 판단력을 갖고 계신 부친에게 다시 감사~
잡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