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Beyond Words로 2005년에 나온 책이다. 한때 동물 관련 책들을 엄청 지르던 동생의 컬렉션 중 하나인데 적당한 두께의 얇으면서도 머리 복잡하지 않은 책을 찾다가 골라서 읽어봤다. 이 책을 구입한 사이트의 책분류가 과학으로 되어 있어서 그다지 과학스럽다고 느껴지진 않지만 과학의 분류에 넣어둔다.
예전에 감상문을 올렸던 리디아 하비의 동물과 이야기하는 여자와 비슷한 류의 글인데 같은 동물 대화라고 해도 둘의 소통 스타일이랄까... 대화에 대한 설명이 좀 다르다는 느낌. 어느 쪽도 해본 경험이 없는 제 3자니까 정확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느낌상 리디오 하비 쪽은 좀 더 정확한 대화의 느낌, 이쪽은 텔레파시에 가까운 것 같다. 그리고 이쪽이 좀 더 호객을 열심히 하는 느낌을 받았다. ^^;
내용은 동물과 대화를 할 수 있는 -혹은 할 수 있다는- 마타 윌리엄스라는 사람이 자신과 대화했던 동물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녀에게 지도받아 동물과 대화에 성공한 주변인이나 제자들의 경험담을 그 동물의 사진과 함께 실명으로 싣고 있다.
쿨한 회의주의자인 입장에서는 고난이도의 아주 창의력 뛰어난 사기꾼이라고 봐야겠지만 내 자신이 어느 정도는 애니미즘의 신봉자다 보니 뭐 그럴 수도 있지. 사실이라면 진짜 부러운 능력이군이라는 정도로 마무리. 사실이건 픽션이건 인간과 동물간의 얘기는 또 항상 감동을 주고 언제 읽어도 재미있는 테마라는 점도 후한 점수에 많은 작용을 했다는 걸 인정한다.
그런데... 책과 상관없이 열 받는 것 하나. 왜 뽀삐는 이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동물과 주인, 하다 못해 식물과도 가능했다던 그 직관적인 대화를 거부하는 것이냣!!! 매 챕터 말미에 나와있는대로 집중하면서 무수히 대화를 시도해봤지만 완벽한 무시 아니면 픽 쓰러져 잠자기. -_-a
나도 이런 도닦기나 수련 등등에는 진짜 재주가 없고 오로지 현실을 추구하는 인간이니... 이 개가 나를 닮아서 그러려니 하고 포기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금처럼 뭔가 살짝 고장이 나서 아플 때는 정말 대화가 절실하다고. 어디가 아픈지, 어디가 문제인지라도 좀 확실히 알면 좋겠다. 오후부터는 멀쩡해져서 좀 안심하게 하다가 새벽에 갑자기 팍 떨어지는 일이 이틀 연달아 생기니 신경이 쓰여서 깊은 잠을 못 자겠다. 해마다 여름 초입에 더위에 적응하느라 이렇게 컨디션이 팍 떨어지는 연례행사려니 해도 워낙 부실한 개XX다 보니... 가만히 생각해보면 뽀삐 1세가 기관지 나쁘고 다리 아팠던 걸 제외하고는 참 건강했던 아이였다. 그때는 아프다고 구박했는데 얘랑은 진짜 댈 것도 아님. -_-;
이 책에선 애완동물의 환생도 다루고 있는데 그러면 뽀삐 1세나 쭈삐 1세를 다시 만날 수 있으려나. 둘 다 내 품에서 마지막 길을 떠나 보내지 못한 빚이 있어서 생각하면 늘 마음이 아프다. 쓰다 보니 책 감상문이 아니라 내가 키우는 동물들에 대한 하소연이 되어버렸군. ^^;;;
책/과학
당신도 동물과 대화할 수 있다
마타 윌리엄스 | 샨티 | 2008.6.?-?